정유 부문, 유가·정제마진 하락에 커지는 손실
윤활유, 정유 손해 상쇄···내연 이어 전기차용 맞춤 제품 생산

SK이노베이션의 대표 윤활유 브랜드 '지크'. /사진=SK
SK이노베이션의 대표 윤활유 브랜드 '지크'. / 사진=SK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정유 부문의 부진에도 윤활유 사업으로 손실을 최대한 상쇄시키는 모습이다. 윤활유는 정유보다 유가로 인한 변동성이 낮아 이노베이션의 ‘실적 버팀목’으로 자리매김했다.

SK이노베이션의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은 1068억원이다. 주력인 정유 부문에서 4112억원의 손실이 발생해 적자전환한 것이다. 정유사의 수익지표인 정제마진이 크게 하락한 가운데 대규모 보수와 유가하락으로 인한 재고 관련 손실로 큰 손해가 발해서다.

반면 윤활유 사업에선 같은 기간 259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윤활유는 주로 내연기관차의 엔진오일 등에 활용된다. 유가 등 시황 변동성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아 안정적인 수익성을 기록하며 실적방어에 효과적이다.

정유사들은 휘발유·경유 등을 정제하고 남은 찌꺼기인 잔사유를 처리해 윤활기유를 생산한다. 윤활기유에 각종 첨가제를 넣으면 윤활유가 된다.

과거에는 정유 부문이 워낙 큰 실적을 거둬 윤활유는 비주력사업으로 꼽혔지만 현재는 안정적인 실적에 주요 사업으로 거듭났다. 영업이익률도 높다.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사업은 상반기 기준으로 3년째 2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커짐에 따라 전기차용 윤활유 생산에도 속도를 낸다.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자회사인 ‘SK엔무브’는 2010년부터 전기차용 윤활유 개발을 시작해 현재 완성차 업체에 공급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BIS리서치는 글로벌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이 연평균 29%씩 성장해 2031년에는 174억 달러(약 23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글로벌 윤활유 시장의 알짜기업이자 1위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기존 내연기관 외에 전기차용 제품 다변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전기차도 모터를 냉각하고 기어의 마찰저항을 줄여 전비를 향상시켜야해 전용 윤활유가 반드시 필요해 차종별 맞춤 제품을 생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