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라이브커머스·유튜브 등으로 판매 채널 확대
온라인 전환 늦어···4년째 매출 600억원대

이브자리 매장 전경. / 사진=이숙영 기자 

[시사저널e=이숙영 기자]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성장한 침구회사 이브자리가 채널 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홈쇼핑에 진출하는 한편 라이브커머스, 자사몰 등 온라인 채널 강화에 나섰다. 2010년대 디지털 전환 시기를 놓치며 실적이 정체된 이브자리가 채널 다각화를 통해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브자리는 최근 TV홈쇼핑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이브자리는 지난 16일 CJ온스타일 최화정쇼에서 자사 브랜드 침구 제품을 선보였으며, 편성 시간이 끝나기 전에 준비 물량인 침구 세트 5000개 전량 매진에 성공했다. 

이브자리는 1976년 설립된 침구기업으로 알레르망과 함께 침구업계 선두주자로 꼽혀왔다. 이브자리는 전국 400여개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이브자리는 2010년대 중반까지 9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했으나, 지난 2018년 777억원으로 매출이 급감했다. 

이브자리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이브자리 그룹에서 계열사를 분리하며 이브자리 브랜드 단일 매출만 집계돼 매출이 감소했다. 문제는 그 이후다. 2018년 700억원대였던 이브자리 매출은 2109년 600억원대로 떨어졌고, 이어 지난해까지 4년째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브자리의 매출은 2019년 608억원, 2020년 616억원, 2021년 620억원, 2022년 62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0억원 안팎을 오갔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면시장 규모는 지난 2011년 4800억원대에서 2021년 3조원대로 성장했는데, 침구회사인 이브자리의 실적은 제자리걸음을 반복한 셈이다.  

이브자리 실적 추이.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이브자리의 실적 정체는 유통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탓이 크다. 2010년대 소비 트렌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변화했다. 과거 침구는 직접 매장에 방문해 구매하는 제품 중 하나였지만, 1인가구 증가·이커머스 성장 등으로 온라인을 통해 저렴한 침구를 구매하는 이들도 크게 늘었다. 이 가운데 이브자리는 2019년 말까지 오프라인에 매진하며 디지털 전환에 늦은 것으로 관측된다.

연이은 실적 정체에 지난 2020년 이브자리는 슬립케어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전환을 선포하기도 했다. 이브자리는 아주대학교병원 수면센터와 협력해 기능성 침구를 개발하고, 수면 컨설팅을 선보이는 등 수면 종합 솔루션을 제공했다. 하지만 이는 매출에 직접적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이브자리는 채널 다각화로 방향키를 틀었다. 이브자리는 지난해 말 개최한 정기 품평회에서 채널 다각화 의지를 밝혔다. 특히 대리점을 통한 오프라인 역량에 공식몰 등 온라인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결합해 업계 선제적으로 O4O(Online for Offline·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를 시도하겠다고 했다. 

이브자리는 새로운 채널을 통해 신규 고객을 유입하고, 이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연결하고 있다. 예컨대 이브자리 자사몰 또는 홈쇼핑으로 제품 주문이 들어오면 이를 대리점에 연결하는 식이다. 대리점은 주문받은 제품을 배송하고, 이를 통해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이브자리는 '대리점과의 상생'에 초점을 맞췄다. 이브자리 매장 400여개 중 대리점의 수는 약 346개로, 그 비중이 85% 이상이다. 이에 이브자리는 새 채널이 기존 대리점의 영업활동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신경을 기울였다. 

현재 새 채널인 TV홈쇼핑의 첫출발은 좋다. 첫 홈쇼핑 방송에서 침구세트 5000개가 매진된 만큼 오는 11월 있을 2차 방송에서의 판매도 기대해 볼 법하다. 또 라이브커머스 강화를 통해서도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4일 CJ온스타일 라이브커머스 프로그램에서 진행한 이브자리 방송은 동시 접속자수 1만4000명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다만 유튜브 활용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도 발견된다. 앞서 이브자리는 올 상반기 계획을 발표할 당시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한 자체 홈쇼핑 '그린 마켓'을 운영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재 유튜브 공식 채널에서 그린마켓 영상은 단 2개로, 관련 활동이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 

이브자리 관계자는 “유튜브 자체홈쇼핑 그린마켓은 시작 단계다. 이브자리 내부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있는데 그중에 하나라고 보면 된다”며 “여러 채널을 활용해 고객들에게 이브자리를 알리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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