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대차, 한화 CJ 등 추석 전 협력사들에 대금 미리 지급
명절 전 자금압박 커지는 협력사들에게 실질적 도움

사진=셔터스톡
/ 사진=셔터스톡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올해도 명절 전 중소 협력업체들에게 결제대금을 조기 지급하는 대기업들의 행보가 이어졌다. 한국에만 존재하는 해당 문화는 이제 재계의 ‘전통 아닌 전통’으로 자리잡았다.

삼성은 중소 협력회사 물품대금 1조4000억원을 추석 전 조기 지급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11개 관계사가 참여했다. 삼성전자는 특히 반도체 혹한기로 내부적으로 긴축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협력사 물품대금 조기결제 행보를 올해도 이어갔다.

현대자동차그룹도 협력사 납품대금 1조 9965억원을 추석 전 조기 지급했다. 현대차 및 기아차를 비롯,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현대건설·현대제철·현대오토에버·현대위아·현대트랜시스 등에 부품 및 원자재, 소모품 등을 납품하는 6000여 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특히 1차 협력사들도 추석 연휴 전 2∙3차 협력사들에 납품대금을 앞당겨 지급할 수 있도록 유도해 조기지급 효과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한화그룹은 ㈜한화 225억원, 한화솔루션 225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430억원, 한화시스템 69억원, 한화오션 450억원 등 약 1750억원의 대금을 평소보다 앞당겨 협력사들에게 현금으로 지급했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어려운 시기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자고 강조한 바 있다.

CJ그룹도 중소 협력업체에 약 1500억원의 결제대금을 조기 지급했다. 대금 규모는 CJ제일제당 약 1200억원, CJ푸드빌 약 132억원 등으로 중소 납품업체 1200여 곳이 혜택을 받았다 CJ그룹은 2015년부터 협력업체 결제대금을 조기 지급해왔다.

이외 LG, 롯데 등 상당수 대기업들이 경기상황과 상관없이 올해도 명절 전 결제대금 조기 행보를 이어갔다.

협력사 입장에선 명절 전 원자재 대금 등 운영자금 수요가 일시적으로 늘어난다. 이 때문에 명절 전 자금 부담이 가중되는데 이런 가운데 이뤄지는 대기업들의 결제대금 지급은 협력업체 경영상 단비가 되고 있는 분석이다. 또 대기업 들로서는 ‘보여주기 식’이 아닌 실제로 협력사들에게 도움을 주는 ‘상생경영’을 펼칠 수 있다.

매년 협력업체 조기대금을 이어가고 있는 10대 그룹사의 한 인사는 “대기업들도 자금압박을 받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명절 전 결제대금을 미리 지급하고 하지 않는 것이 중소협력사들에겐 상당히 경영상 큰 영향을 주는 문제라고 한다”고 전했다.

한국경제인협회(前 전경련)가 추석 전 30대 대기업그룹을 상대로 추석 전 하도급 및 납품 대금 조기 지급 계획을 조사한 결과 총 규모는 6조7000억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