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야·투썸 등 커피업계 IPO 철회 역사 길어···할리스 2024년 상장 목표
외식업 키우는 KG그룹···장녀 곽혜은 이데일리M 대표 KG할리스에프앤비 사내이사 발탁

할리스 실적 추이.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숙영 기자] 할리스가 IPO(기업공개)에 나선다. 이디야·투썸플레이스 등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상장을 포기한 가운데, 할리스가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업계 1호 상장사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할리스를 운영하는 KG할리스에프앤비는 IPO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IPO 국내 주요 증권에 RFP(입찰제안요청서)를 배포하고 제안서를 접수받고 있는 상태다.

할리스는 지난 2021년부터 상장을 욕심내왔다. 당시 할리스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부진한 실적으로 어려운 상태였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구원투수로 이종현 대표를 영입했다. 이 대표는 부임과 함께 2024년 말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해 IPO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024년이 다가온 가운데 할리스는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업계 5-6곳이 입찰제안요청서를 수령해 제출한 상태다. 큰 변수가 없다면 목표했던 기간 내에 상장을 해낸다는 계획이다.

이종현 KG할리스에프앤비 대표이사. / 사진=할리스

◇커피 프랜차이즈 상장 실패의 역사 이겨낼까

이번에 할리스가 상장에 성공하면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1호 상장사가 된다. 그간 커피 프랜차이즈 기업에서 상장을 시도하는 일은 많았다. 이디야·투썸플레이스 등 국내 쟁쟁한 커피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상장을 시도했다.

이디야는 지난 2017년 미래에셋대우와 주관사 계약을 체결하고 상장 계획을 세웠으나 가맹점주들의 반대 등으로 중도 철회했다. 투썸플레이스도 지난 2021년 상장에 시도했다가 예상만큼 기업가치가 나오지 않자 빠르게 포기했다.

프랜차이즈 기업의 상장은 가맹사업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IPO가 쉽지 않다. 이에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을 통한 코스닥 우회상장을 노리거나 제조시설을 설립한다. 이디야가 2020년 로스팅 공장을 준공한 후 IPO설이 재점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할리스는 지난해 5월 육가공업체인 KG프레시를 인수하며 이러한 문제를 미리 손봤다. KG프레시(옛 HJF)는 1996년 양념육 제조업으로 출발한 기업으로 강화 제1공장, 충주 제2공장 등 양념육·가정간편식 제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또 할리스는 다른 기업들과는 달리 기업가치를 목표에 비해 다소 낮추더라도 상장을 진행할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업계는 할리스의 기업가치를 2000~3000억원으로 보고 있다. 할리스에서 원하는 기업가치는 4000~5000억원 사이로 알려져, 그 간극이 1000억원 정도 된다. 

◇ KG그룹, 외식 사업 확대···2세경영 위해?

할리스 상장은 KG그룹의 후계구도와도 연관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그룹 주요 사업인 철강·화학 등은 장남인 곽정현 KG케미칼 대표에게, 그 외 언론·외식업 등은 딸 곽혜은 이데일리M 대표에게 물려주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곽 회장은 올해 KG모빌리티홀딩스를 KG ETS로 흡수합병하며 곽정현 대표의 영향력이 KG모빌리티까지 확대되도록 지배구조를 개편했다. 또 곽 회장은 지난해 김혜은 대표를 KG할리스에프앤비 사내이사로 발탁했다. 

KG그룹은 그룹 내에서 철강·화학에 비해 언론·외식업의 규모가 작은 만큼 이를 키우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다른 기업 인수에 열심이다. 언론사업은 외형 확대가 잘 이뤄지고 있다. KG그룹은 이데일리를 중심으로 언론사업을 전개하고 있는데, 지난해 일간스포츠·이코노미스트를 인수하며 규모를 키웠다.

하지만 외식 사업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KG그룹은 지난 2017년 KFC를 인수했다. KG그룹은 KFC를 시작으로 외식사업을 지속 확대하고자 했으나, KFC 다음으로 인수한 할리스가 적자를 기록하며 확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어 더해 올해 KG그룹은 KFC 글로벌 본사와의 이견으로 인해 KFC까지 매각하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할리스가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 상장을 달성하면, KG그룹 외식업의 분위기를 환기하는 데 도움이될 것으로 보인다. 또 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할리스의 매출을 올리는 데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할리스의 매출은 지난 2019년 1649억원에서 2020년 1406억원, 2021년에는 매출 1159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2019년 155억원에서 2020년 37억원, 2021년 28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 1359억원, 영업이익 85억원을 기록하며 역성장의 고리를 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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