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종근당, 관계사로부터 원료약 구매···GC녹십자, 의료법인에 약품 납품 
한미약품, 온라인몰 운영 관계사에 약품 공급···대웅제약, 대웅바이오 등과 거래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매출규모가 큰 상위권 제약사들이 비교적 많은 수의 관계사를 운영하며 내부 거래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시사저널e가 올 상반기 유한양행과 GC녹십자,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매출순) 등 국내 5개 제약사의 공시 내용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   

우선 바이오업체를 제외한 국내 제약사 중 매출 1위인 유한양행의 경우 비상장 관계사가 14곳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유한화학 ▲유한메디카 ▲유한크로락스 ▲와이즈메디 ▲이뮨온시아 ▲유한건강생활 ▲애드파마 ▲YUHAN USA Corporation ▲YUHAN UZBEKISTAN ▲YUHAN Hong Kong Limited ▲Yuhan ANZ Pty Ltd. ▲암호명케이문화산업전문 ▲에이투젠 ▲ATOGEN AUSTRALIA PTY LTD ▲프로젠 등이다. 

이중 상반기 기준 유한양행과 최대 거래는 유한화학의 1057억원이다. 관계기업 및 공동기업에 속하는 유한크로락스(361억원)와 한국얀센(210억원)도 거래규모가 큰 편이다. 유한양행은 관계사, 관계기업으로부터 매입금액 규모가 큰 것이 특징이다. 유한양행은 원료의약품 매입 등 사유로 관계사와 거래한다고 밝혔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원료의약품업체인 유한화학으로부터 유한양행이 원료약을 매입해 의약품을 제조한다”며 “유한크로락스는 생활용품 제조만 하는 업체여서 유한양행이 제품을 구매해 판매를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GC녹십자는 녹십자홀딩스와 녹십자웰빙, 녹십자엠에스, 지씨셀, 유비케어 등 상장 관계사가 5곳, 비상장 관계사가 42곳으로 집계됐다. 녹십자는 기타특수관계자인 의료법인 녹십자의료재단을 상대로 상반기 742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녹십자홀딩스와는 기타비용 105억원을 거래했다. Artiva Biotherapeutics, Inc.와 안휘거린커약품판매유한공사를 상대로 각각 44억원과 42억원 매출을 올렸다. 녹십자의료재단은 산하에 병원을 운영하고 있어 녹십자가 소요의약품을 납품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종근당은 종근당홀딩스, 경보제약, 종근당바이오 등 상장 관계사 3곳과 종근당건강 등 비상장 관계사 15곳을 운영한다. 종근당은 반기보고서에서 관계사와 연결재무제표 기준 상반기 매출액 7612억원의 5% 이상을 거래한 내역이 없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종근당은 경보제약과 거래가 많은 편이다. 상반기 132억원 물량을 매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종근당 관계자는 “원료약 업체인 경보제약에서 종근당이 원료약을 구매해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한미사이언스와 제이브이엠 등 2곳 상장 관계사와 온라인팜 등 13곳 비상장 관계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중 온라인팜을 상대로 상반기 3929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은 의약품온라인몰 ‘HMP몰’을 운영하는 온라인팜에 의약품을 판매한 실적이라고 밝혔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온라인팜은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100% 지분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대웅제약의 경우 대웅, 한올바이오파마 등 상장 관계사 2곳과 대웅바이오 등 비상장 관계사 33곳을 두고 있다. 대웅제약은 기타특수관계자인 디엔컴퍼니(97억원)와 대웅바이오(93억원), 이지메디컴(11억원), 시지바이오(11억원) 등과 거래 실적이 큰 편이다. 

결국 매출이 많은 국내 제약사는 매출규모 만큼 적지 않은 관계사와 내부 거래를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료약을 구매해 의약품 제조에 활용하는 등 그 형태는 다양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대형 제약사는 사업범위가 넓은 만큼 관계사와 거래는 일정 부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너무 많은 관계사와 활발한 거래는 자율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