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테슬라·아마존이 경쟁 상대···국내기업, 규제에 발목”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1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에서 민주당 의원모임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1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에서 민주당 의원모임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선 결국 인공지능(AI) 역량과 데이터가 경쟁력이 될 것이다. 데이터를 잘 모으고 이를 기반으로 AI를 고도화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한국에서 요구되는 개인정보보호 규제나 이해관계인 보호 정책 때문에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

19일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에서 ‘대한민국 플랫폼의 국경을 넘은 도전-카카오모빌리티의 해외진출’을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의 기조발제에 나서 이같이 밝혔다. 

류 대표는 “글로벌 모빌리티 싸움은 글로벌 플랫폼 간 싸움이다. 이미 시가총액 기준 세계 10위권 기업이 이 시장에 들어왔다. 카카오가 구글과 싸우는 것도 아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상대가 구글, 테슬라, 아마존 등”이라며 “모빌리티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사업자들이 본인들이 가진 데이터와 AI 역량을 기반으로 모빌리티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율주행을 적극 운용하고 있는 구글의 웨이모가 가장 무섭다. 데이터와 AI 역량에서 구글의 지원을 받고 있고, 강력한 자본 지원도 받는다. 운전자가 없는 완전자율주행 상태로 서비스를 운행하며 경험을 축적해나가고 있다”며 “테슬라도 오토파일럿이란 형태로 상용차에서 다양한 자율주행 기술을 시범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테슬라는 로보틱스를 위한 저가형 차량을 개발하겠다고 선언한 상태고, 이를 기반으로 모빌리티 영역에 적극 진입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류 대표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기업을 경쟁상대로 꼽으며, 글로벌 기술 및 플랫폼 경쟁 속에서 카카오모빌리티는 데이터 규모, AI 연구 인력 등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류 대표는 “현재 개인정보보호 규제 등 데이터와 관련한 규제가 국내 기업에만 적용돼 글로벌 기업이 우리 국민의 모빌리티 데이터를 쉽게 가져가는 데이터 주권 상실 국가가 됐고, 이는 AI와 자율주행의 몰락을 의미한다”며 “미래 먹거리이자 국민 이동 데이터 주권 수호를 위해서 한국 모빌리티 산업의 발전을 적극 지원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1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에서 민주당 의원모임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1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에서 민주당 의원모임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이날 류 대표는 회사의 글로벌 시장 진출 성과도 공유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8년 일본 재팬택시 투자 등을 통해 ‘카카오T’ 앱에서 일본 택시를 호출할 수 있도록 연동을 마쳤다. 이후 동남아 6개국·괌·유럽22개국 등으로 연동 범위를 확대했다. 여기에 지난 3월 영국 모빌리티 중개 플랫폼 ‘스플리트’를 인수하며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스플리트를 통해 32개국에서 카카오T 앱으로 현지 이동수단을 호출할 수 있는 글로벌 로밍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아웃바운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슈퍼앱을 이용해 카카오 T의 이동수단을 호출할 수 있는 서비스(인바운드) 개발도 완료해 정기 서비스 오픈을 앞뒀다.

류 대표는 “스플리트 인수를 기점으로 글로벌 서비스의 활성화를 이뤘다. 실제 지난 6월 기준 글로벌 차량 호출 건수가 이탈리아, 프랑스 등에서 (지난해 12월 대비) 360%, 중국에선 230% 증가했다”며 “회사는 아웃바운드와 인바운드 모빌리티 수요와 공급 모두를 ‘글로벌 SaaS(Software as a Service)'를 기반으로 연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LG유플러스와의 전기차 충전 사업 합작법인(JV) 설립 경과와 관련해서 “기업결합 심사 절차에 있다. 심사 과정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LG유플러스와 지난 7월초 전기차 충전 사업 합작법인을 세우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법인 설립에 각각 250억원씩 총 50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충전 시장을 주도하겠단 것이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는 합작법인 설립 기업결합 심사를 하고 있으며, 양사는 연내 사명, 브랜드명, 사업 전략 등을 수립하고 인력을 확보하는 등 회사 설립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지분 구조는 LG유플러스가 50%+1주, 카카오모빌리티가 5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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