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월 중·저신용자 대출 연체율 올랐지만
전제 신용대출 연체율은↓···3분기 흑자낼듯
중저신용자 대출 다시 늘려야···건전성 관리 부담

/사진=토스뱅크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토스뱅크가 중·저신용자 대출 연체율이 많이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자산건전성은 괜찮게 관리한 것으로 파악된다. 3분기 흑자 전환 가능성도 커지는 분위기다. 다만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올해 남은 기간 더 늘려야 하는 만큼 4분기에도 흑자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란 관측이 나온다.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토스뱅크의 올해 8월 말 기준 개인신용점수(KCB) 820점 이하의 중저신용자 대출 연체율은 3.40%로 지난 6월 말과 비교해 0.2%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고신용자 대출을 포함한 전체 가계부문 신용대출의 연체율은 0.01% 하락한 1.58%를 기록했다. 

인터넷은행 가운데 이 기간 신용대출 연체율이 하락한 곳은 토스뱅크가 유일하다. 토스뱅크는 전체 대출자산 가운데 81%가 개인 신용대출이기에 8월까지 전체 자산건전성 관리도 선방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더구나 분기 말에는 은행들이 보통 부실화된 채권을 대거 정리해 건전성 수치를 개선한다. 이를 고려하면 토스뱅크의 이번 3분기 자산건전성 수준은 크게 악화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은행은 전체 신용대출 가운데 일정 비율 이상을 중저신용자에게 내줘야 한다. 이를 어기면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의 신사업 진출 등에 불이익을 준다. 당국의 이러한 방침 때문에 인터넷은행은 자산건전성을 관리하기가 더 까다롭다. 중저신용자 대출은 신용점수가 낮은 차주들이기에 부실화될 가능성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자산건전성 관리가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출범 최초로 분기 기준 흑자를 거둘 가능성도 커진다. 대손충당금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토스뱅크는 지난 7월에 월간 기준으로 이미 이익을 거둔 상태다. 대손충당금은 대출채권 등 금융자산 가운데 원리금을 받지 못할 부분을 예측해 미리 손실로 반영해 비용으로 처리하는 항목을 말한다. 보통 연체율, 부실채권 비율 등 자산건전성 지표가 잘 관리되면 그만큼 추가로 쌓아야할 충당금 규모도 적어진다. 

/자료=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토스뱅크는 지난해 이미 대규모 적자를 무릎쓰고 1821억원의 대규모 충당금을 쌓았다. 올해 남은 기간 자산건전성이 크게 악화되지 않으면 그만큼 충당금을 적게 쌓을 수 있을 전망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토스뱅크의 부실등급 채권(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227.6%이다. 현재 부실화된 대출채권의 두 배가 넘는 액수를 미리 손실로 인식해 충당금으로 쌓았다는 의미다. 

문제는 4분기다. 토스뱅크는 올해 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44%까지 늘려야하기 때문이다. 올 6월 말 기준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38.5%이기에 6%포인트 가까이 확대해야 한다. 지난 3월 말엔 이 비율이 40.37%에 달했지만 2분기 동안엔 줄었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크게 늘리면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 지표가 더 악화될 가능성도 커진다. 사실 토스뱅크는 다른 인터넷은행보다 중저신용자 대출에 대한 고민이 크다. 토스뱅크는 출범 직후부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가 카카오·케이뱅크보다 컸다. 올해도 카카오·케이뱅크 대비 10%포인트 넘게 높다. 자산건전성 관리도 그만큼 더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더구나 아직 토스뱅크는 개인 신용대출 사업이 핵심이다. 대출자산을 많이 늘릴수록 그만큼 중저신용자 대출도 빠르게 늘어나는 구조다. 

이에 업계에서는 토스뱅크는 올해 남은 기간 전세대출을 취급한 규모에 따라 건전성 수준과 손익 규모 모두가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세대출을 늘려 신용대출 의존도를 줄이면 그만큼 중저신용자 대출을 적게 늘려도 되기 때문이다. 토스뱅크는 이달 초 전월세보증금대출 상품을 출범 이후 최초로 출시했다. 최저 연 3.32%의 공격적인 금리를 책정했다. 미성년 자녀가 2명 이상이면 일반 차주와 달리 소득이나 부채수준이 한도 심사에 반영되지 않고 최대 2억2000만원의 대출을 내준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은 인터넷은행의 설립 목적 중 하나이기에 올해 남은 기간 동안에도 이 업무를 성실히 시행할 것"이라며 "이에 따른 자산건전성 관리도 더욱 철저히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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