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 15개월 만에 환경영향평가 문턱 넘어
토지보상 작업 순항···내년 착공 ‘파란불’
아파트 거래량 전년比 2배···집값도 회복세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수도권 최대 복합신도시인 ‘용인 플랫폼시티’의 사업 추진 속도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토지보상 작업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데 이어 행정 절차 중 가장 까다로운 환경영향평가 문턱을 넘으면서다. 각종 고비를 넘기며 내년 착공 목표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개발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변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용인 플랫폼시티 도시개발사업은 최근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의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했다. 환경영향평가는 각종 개발사업에 앞서 사업 시행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예측·분석하고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제도다. 정부가 ‘킬러규제’로 꼽을 만큼 절차가 까다로워 도시개발사업 추진 과정에서 중요 고비로 분류되기도 한다.

용인시는 지난해 5월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한강유역환경청에 제출하고 협의를 시작했지만 15개월간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중간에 맹꽁이 등 멸종위기 법종보호종이 발견돼 한때 사업 차질이 우려됐지만 대안을 마련하는 전제하에 각종 행정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용인시는 다음 달 교통영향평가를 받고 오는 12월 실시계획 인가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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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보상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용인 플랫폼시티 대상 사유지 189만6000㎡ 중 130만135㎡(68.9%)에 대한 보상 협의계약이 완료됐다. 보상액은 2조1624억원에 달한다. 토지보상법에 따르면 광역 지방자치단체가 사업시행자로 참여하는 도시개발사업지구에선 시행자가 전체 사유지 중 67%를 확보하면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수용재결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 토지 수용 기준을 넘기면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용인시는 내년 상반기 보상을 완료하고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준공 예정일은 2029년이다.

용인 플랫폼시티는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마북동·신갈동 일원에 주택 1만여가구와 일자리, 쇼핑, 문화 등을 아우르는 복합신도시다. 부지 면적이 275만7186㎡으로 판교테크노밸리(66만㎡)보다 4배 크고 사업비만 6조원에 달해 수도권 최대 규모 개발계획으로 꼽힌다.

사업지구 내 수인분당선 구성역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용인역을 통합하는 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서고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기술(BT) 등 첨단 산업단지도 조성된다. 핵심 복합시설인 용인플렉스엔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를 비롯한 백화점, 쇼핑몰, 호텔, 업무복합, 주상복합 등이 개발될 예정이다.

인근에 조성되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일대 부지 710만㎡에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하고 2042년까지 30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가 120조원을 투입하는 SK반도체 클러스터까지 조성되면 일대는 거대한 4차 산업 클러스터가 만들어질 예정이다.

개발 기대감이 커지며 용인 부동산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올해 용인시 아파트 거래량은 현재까지 6274건이다. 지난해 한 해 거래량(3111건)의 2배 수준이다. 같은 기간 수원(3349건→6727건), 화성(3111건→6600건), 평택(3894건→4855건) 등 인근 지역도 거래가 활발하다.

수요가 늘면서 집값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사업지 인근 ‘블루밍구성센트럴’에선 85㎡가 지난달 16일 7억원(8층)에 거래됐다. 해당 평형대는 2021년 9월 7억7000만원(5층)에 최고가를 찍은 뒤 올해 1월 6억원까지 떨어졌다. 7개월 새 1억원 가량 회복한 셈이다. 구성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플랫폼시티와 반도체 클러스터 발표 이후 문의가 20% 가까이 늘었다”며 “양질의 일자리를 바탕으로 고소득 인구가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실수요는 물론 투자수요까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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