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롯데월드타워서 ‘C&R imagineer : 헬스케어 데이터 산업의 현재와 미래’ 심포지엄 개최
산·학·연·병 전문가들 참여, 산업 생태계 진단···보건산업 발전 위한 인사이트 공유

d
7일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C&R imagineer : 헬스케어 데이터 산업의 현재와 미래’ 심포지엄에서 신수용 카카오헬스케어 연구소장이 의료데이터 표준화를 위한 정부 정책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최다은 기자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최근 보건의료 환경 변화로 의료데이터가 폭증하면서 업계에선 의료데이터 활용 방법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의료 서비스 범위가 확장되면서 급증한 헬스케어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대두되고 있다. 

7일 씨엔알리서치는 서울 롯데월드타워 SKY31 컨벤션에서 ‘C&R imagineer : 헬스케어 데이터 산업의 현재와 미래’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국내 헬스케어 데이터 산업을 선도 중인 산·학·연·병 전문가들이 참여해 산업 생태계를 진단했다. 또 ‘임상시험 데이터 관련 데이터 표준화 적용 및 활용’ 과제를 포함한 다양한 연구를 소개하는 등 보건산업 발전을 위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행사는 총 3개의 세션으로 구성됐다. 첫 세션 연사자는 신수용 카카오헬스케어 연구소장이 맡았다. 신 소장은 의료데이터 표준화 정부 정책 소개를 서두로 ‘헬스케어 데이터 표준화 중요성 및 현황’을 발표했다.

노년층 증가, 코로나19, ICT 기술 발전, 디지털 헬스케어 전환 등으로 의료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보건의료 환경도 변화되고 있다. 데이터 활용 환경이 성숙해졌음에도 보건의료 표준 격차에 의한 한계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혁신하기 위해 보건의료데이터 상호운용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설명한다. 그러려면 보건의료데이터 활용에 대한 체계와 원칙을 확립하는 표준화가 선행돼야 한다. 상호운용성은 제약 없이 일관된 의미의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말한다.

치료 패러다임이 정밀의료로 전환되면서 보건의료 데이터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정밀의료를 위해 유전체 정보, 생활정보, 의료정보 등 데이터의 경제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해외 주요 국가들은 보건의료 데이터 활용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수집과 개방, 공유를 강화하고 있다. 또 보건의료데이터에 대한 상호운용성 중심의 표준화를 강조하고 있다.

미국은 정부 주도하에, 유럽은 EU 회원국 간 개인이 자신의 의료데이터를 통제하고 활용할 수 있는 법적·기술적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미국은 개발된 표준체계를 의료계·학계·산업계에 적용하고 있다. 영국과 일본은 국가 주도의 전담 및 자문기관 거버넌스를 통해 표준화와 상호운용성 확보 전략을 수립했다.

신수용 카카오헬스케어 연구소장은 “앞서 국내에서도 보건의료용어표준 제정 등을 추진했지만 ‘용어 중심’의 표준화 전략으로 활용성이 저하된 바 있다”며 “이에 상호운용성 기반의 보건의료 생태계 구축을 위해 표준화 추진단을 구성해 세부 실행 전략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호운용성 중심으로 표준화 정책 추진을 위한 현장 수요 기반 한국형 핵심교류데이터(KR CDI) 개발을 완료했다”고 강조했다.

KR CDI란 국내 보건의료데이터의 상호운용성을 위해 개발된 한국형 핵심교류데이터다. 기존사업과의 범용성 및 연계성, 실현가능성을 우선순위로 고려해 정의된 분류(Class), 항목(Element), 항목 값(Value Set)의 집합이다.

ㅇ
임상연구를 위해 표준화가 필요한 영역./ 사진=최다은 기자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임상연구 데이터 표준화를 통한 업무 효율화 방안도 짚었다. 임상 연구데이터 표준화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데이터 요소 및 관련 객체를 정의하고 구조화하기 위한 일련의 규칙이다. 다양한 데이터 소스 및 방식에 따라 수집된 데이터를 의미있게 결합할 수 있는 방법론이기도 하다. 규제기관(미국 FDA, 일본 PMDA) 제출을 위해 요구되는 사항이다. 데이터 표준화가 이뤄지면 데이터 퀄리티가 올라가고 비용은 줄어 효율성이 증대된다는 장점이 있다.

주혜경 씨엔알리서치 책임연구원은 “표준화된 데이터를 축적하면 그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며 “표준을 선택할 때는 폭넓게 적용되고 장기적으로 유용할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잘 정립된 표준을 적용해 표준화 작업 시간을 줄이고, 표준화된 데이터의 활용을 극대화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ㅇ
7일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C&R imagineer : 헬스케어 데이터 산업의 현재와 미래’ 심포지엄에서 이은솔 메디블록 대표이사 발표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최다은 기자

‘디지털 전환을 위한 IT 기술 사례’ 세션에서는 이은솔 메디블록 대표이사가 ‘디지털 헬스케어 : 의료기관과 환자의 연결’을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국내 상급 종합병원에서는 진료내역, 처방약, 혈액 검사 결과, 영상 판독 결과, 의무기록사본 등 제한된 범위에서 PHR(개인건강기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열람 이외에 2차 활용은 어렵고, 의료기관마다 개별 앱을 설치해야 해 불편함이 대두됐다.

이은솔 메디블록 대표는 “의료기관 앱은 HIS, EMR과의 연동이 핵심이 된다”며 “다만 서로 다른 업체와 주체에 의해 관리가 이뤄지다 보니 협업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의원급에 제공하는 민간 앱들은 비즈니스 모델이 없고 의료기관과 환자가 필요로 하는 기능들이 부족하다는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간 앱들은 법 제정, 인증체계 등의 문제로 공공앱을 필수 설치해야 하고, 의료기관 참여를 유인하기가 쉽지 않다”며 “기본 PHR에는 충실하지만, 편의 서비스가 많지 않다는 것도 아쉬운 점”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