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연 3% 제공···카카오·토스뱅크보다 약 1%p↑
뒤쳐지는 플랫폼 경쟁력 만회 위해 금리 높인듯
생활통장도 출시···금융권 예금 경쟁에도 대응

서울 을지로 케이뱅크 본점 / 사진=케이뱅크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케이뱅크가 '모임통장', '생활통장' 등 이번에 새로 출시한 수시입출금 상품에 높은 금리를 적용해 관심이 모인다. 특히 인터넷은행 간 경쟁이 치열한 모임통장 금리를 공격적으로 책정했다. 업계에선 케이뱅크가 다른 인터넷은행보다 뒤처지는 플랫폼 경쟁력을 만회하기 위해 신상품에 고금리 전략을 취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더구나 최근 금융권에서 다시 일어나고 있는 예금 확보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모임통장을 출시해 300만원까지 연 2.3%의 금리를 주기로 했다. 모임통장이란 친구·동아리·동호회 등 각종 모임의 회비를 모으고 비용을 관리할 수 있는 통장이다. 또 같은 수시입출금 상품인 생활통장을 출시하고 금리를 300만원까지 연 3%를 적용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공격적인 금리 책정이란 평가가 나온다. 생활통장의 경우 300만원까지는 은행권 수시입출금 상품 가운데 가장 높은 금리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언제든지 넣다 뺄 수 있어 가입할 만한 유인이 충분하다. 시중은행이 내놓는 ‘미끼형 상품’으로 불리는 정기예금 상품과는 다르다는 이야기다. 

더구나 케이뱅크의 모임통장도 사실상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카카오뱅크의 모임통장은 기본 금리가 연 0.1%이지만 또 다른 수시입출금 상품인 파킹통장인 ‘세이프박스’를 연계하면 연 2.1%를 제공한다. 카카오뱅크의 모임통장을 파킹통장에 연계하지 않을 이유가 별로 없는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금리는 연 2.1%다. 토스뱅크는 다른 조건 없이 연 2.0%를 적용한다. 

케이뱅크의 모임통장에 가입하면 아무런 조건을 만족시키지 않아도 300만원까지는 연 2.3%를 받을 수 있다. 또 모임비 플러스 서비스의 경우 조건이 까다롭진 않아 1000만원까지는 연 3% 이상의 금리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으로 예상된다. 목표 금액만 채우면 연 3%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모임인원을 추가하면 1명 당 연 0.5%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최대 참여 인원 10명에 1000만원을 목표금액으로 하면 연 10%의 고금리를 받을 수 있다.  

/자료=각 사,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케이뱅크가 모임통장 금리를 높게 설정한 이유로는 상대적으로 약한 플랫폼 경쟁력이 꼽힌다. 모임통장의 경우 인터넷은행이 주도하는 상품이다. 카카오뱅크는 최초로 모임통장 상품을 선보인 이후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6월 말 카카오뱅크의 모임통장 잔액은 5조9000억원으로 전체 수신잔액의 13.6%를 차지했다. 토스뱅크도 비슷한 상품을 지난 2월에 내놓은 후 한 달 만에 약 24만 계좌를 확보했다.

그런데 케이뱅크의 올해 2분기 모바일 플랫폼 월간활성이용자수(MAU) 259만명으로 카카오뱅크(1740만명), 토스뱅크(1558만명)에 한참 못미친다. 이에 높은 금리로 뒤처지는 플랫폼 경쟁력을 만회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케이뱅크의 노림수는 통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모바일 금융앱 활용에 능숙한 20·30대 젊은 금융 소비자들은 예금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올해 초 토스뱅크가 수시입출금 통장에 매일 이자를 지급하는 ‘지금 이자받기’ 서비스를 출시하자 젊은 고객들이 대거 가입한 바 있다. 

더구나 최근 금융권에서 다시 예금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시작된 점도 케이뱅크가 신상품의 금리를 높게 정한 이유로 꼽힌다. 올해 6월부터 은행권에선 연 4%대 금리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이 다시 등장했다. 2금융권인 저축은행들은 자금이 은행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달 정기 예금 뿐만 아니라 파킹통장 금리도 올렸다. OK저축은행이 판매하는 ‘OK읏백만통장Ⅱ’의 금리는 최고 연 5%에 달했다. 이에 케이뱅크도 모임통장 외에 생활통장을 출시해 높은 금리를 적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호성 케이뱅크 은행장은 “고객의 생활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신개념 수시입출금통장 ‘생활통장’과 케이뱅크만의 ‘모임통장’을 내놓았다”며 “케이뱅크는 생활 금융 플랫폼으로서 금융과 생활이 만나 더 극대화된 고객 생활 서비스를 지속 내놓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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