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 시장 급성장···전 세계 R&D 열풍
한미·대원·LG화학·동아ST, 비만 치료제 개발

사진=정승아 디자이너
사진=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비만 치료제가 제약바이오 업계의 새로운 관심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당뇨 치료제로 개발됐다가 비만 치료 효과까지 확인된 약물들에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면서 관련 의약품 개발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선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대원제약 등이 비만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비만 치료제 개발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거나 연구 중인 약물이 혈당 억제와 포만감을 통해 식욕 억제 등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비만 인구가 점차 늘어나는 것도 시장 확대에 주요인이 되고 있다.

기존에 당뇨병 치료제로 많이 활용됐던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계열 제제는 최근 비만 치료제 영역까지 활용되고 있다. GLP-1은 인슐린의 분비를 증가시키는 체내 호르몬 중 하나다. 해당 계열 제제는 혈압을 낮추고 포만감을 주는 등의 작용을 한다. 릴리의 ‘마운자로’와 ‘레타트루티드’,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는 모두 글루카곤유사펩티드-1(GLP-1) 계열 제제이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 규모는 지난 2021년 32억달러(약 4조2600억원)에서 오는 2026년 46억달러(6조1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는 대표 기업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주사 제형의 대사질환 치료제로 연구 중이던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적응증을 비만치료제로 변경해,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처에 비만 치료용 임상 3상 시험 계획(IND)을 제출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앞서 한미약품이 사노피에 기술수출했다가 권리를 돌려받은 GLP-1 유사체 기반 당뇨 신약이다.

대원제약은 라파스와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주사제를 마이크로니들(미세 바늘) 패치제로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8일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DW-1022’의 IND 신청을 완료했다. 임상 1상은 대원제약이 주관한다.

LG화학은 포만감에 관여하는 단백질 ‘MC4R(멜라노코르틴4 수용체)’ 타깃의 희귀 유전성 비만 치료제 ‘LR19021’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임상 1상을 마치고 2상을 준비하고 있다. 동아ST도 비만 치료제 ‘DA-1726’의 임상 1상 시험을 준비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만 치료제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해외 제약사가 개발한 비만약에 대한 관심이 올라가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개발이 늘어나면서 대형 제약사뿐만 아니라 중소 바이오벤처들도 비만 치료제 개발에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개발 단계가 대부분 초기 임상인 만큼, 단기간에 성과를 기대하기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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