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이탈 사태 이어 회장發 사법리스크 논란···고객 불안감 확산 우려
대대적인 혁신 위해 자체 경영혁신위원회 설치···넘어야 할 과제 적지 않아
지배구조 개선과 자산 건전성 확보 등 구조적 문제 해소가 우선
현 상황에서 언제든지 리스크 재부상 가능성···근본적인 개선책 제시 필요

최근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이사회를 개최해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위원회' 설치를 의결했다. 위원장으로는 김성렬 전 행정자치부 차관이 위촉됐으며 혁신위는 8월 중 1차 회의를 개최해 업무를 개시할 예정이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최근 자금이탈(뱅크런) 사태에 이어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등 새마을금고를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대대적인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자체 경영혁신위원회를 설치했지만 시작부터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지배구조 개선과 자산의 건전성 확보 등 구조적인 문제를 해소해야 하는데 현 상황에서 언제든지 재부상할 수 있는 리스크인 만큼 근본적인 개선책 제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이사회를 개최해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위원회'를 설치하기로 의결했다. 행정안전부, 금융위원회 등 관련 기관에서 추천한 8명의 금융·경제 전문가와 새마을금고 이사 4명 등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앞서 새마을금고중앙회는 행정안전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에 외부전문가 추천 등을 요청한 바 있다. 

위원장은 김성렬 전 행정안전부 차관이 맡기로 했다. 위원장은 상근, 나머지 위원들은 비상근 형태로 각각 근무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경영혁신위원회는 지난달 10일 새마을금고의 재정 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해 마련된 '범정부 새마을금고 실무 지원단'과는 별개로 새마을금고중앙회 경영을 직접 지원하고 관리하는 조직이다. 혁신위는 이달 내 첫 번째 회의를 열고 공식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특히 김 전 차관은 혁신위원장으로서 새마을금고 건전성 감독·관리와 경영혁신안 마련 등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그 동안 새마을금고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횡령, 직장 내 괴롭힘 등 각종 사건·사고에 휘말렸던 만큼 김 전 차관이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대표적인 숙제가 지배구조 현안이다. 최근 새마을금고는 박 회장이 금품수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대표 사법리스크라는 난관에 봉착한 상황이다. 경영 공백이 우려되는 가운데 겨우 진정 국면에 접어든 새마을금고 사태가 자칫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금이탈 위기를 간신히 넘기자마자 회장발(發) 리스크에 부딪힌 만큼 고객 불안감이 다시 커져 뱅크런이 재현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박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지만 검찰은 보강 수사 후 재청구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새마을금고의 기형적 지배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않는 한 이와 비슷한 리스크는 언제든지 재부상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사실상 각 금고를 통제하는 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지역 금고 이사장이 중앙회장을 선출하는 상호보완적 관계이기 때문에 중앙회 차원의 공정하고 독립적인 관리·감독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지역 금고 이사장들은 무제한 연임이 가능하고 이들에 의해 선출된 중앙회장 역시 별다른 견제를 받지 않다 보니 횡령·배임 등 금융사고나 갑질 논란 등 각종 비리·비위행위도 지속되는 실정이다. 박 회장도 지난 2018년 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대의원 등에게 명절 선물과 골프장 이용권을 돌린 혐의(새마을금고법 위반)로 기소돼 지난해 벌금형이 확정됐다.

건전성 문제도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다. 금리 변동이나 신용 위험 등 위기를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지만 현 상황은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 

새마을금고는 감사보고서를 통해 경영지표 등을 공개한다. 현재 등급으로만 표기해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다. 예를 들면 새마을금고중앙회 지난해 경영지표는 ▲자본적정성 1등급 ▲자산건전성 1등급 ▲경영관리능력 1등급 ▲수익성 2등급 ▲유동성 1등급으로 종합등급은 1등급인 식이다. 세부 수치는 공개되지 않아 건전성 관련 수치 변화는 파악하기가 어려운 구조다.

자산 규모 284조원에 달하는 새마을금고중앙회의 경영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가운데 혁신위의 향후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위원회 설치를 통해 건전성이 더욱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중장기적으로는 새마을금고와 중앙회의 경영혁신을 통한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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