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시장 언제든 역전세난에 보증금 반환 어려울 수도
대구도 물량 많은 서구·남구·동구는 여전히 하락세에 리스크 여전 분석도

/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장에 도는 부동산 열기가 수도권으로도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각종 개발호재가 있는 평택, 화성 등지에서는 전세낀 매매거래 형태인 갭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서울 부동산 시장에 도는 온기가 서울 외 지역으로도 서서히 번지고 있다. 수도권에선 서울의 회복세를 좆아 집값이 오를 것으로 기대되는 지역에 갭투자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4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최근 3개월간 경기도 평택시에서는 54건의 갭투자가 발생했다. 화성시는 49건의 전세 낀 거래가 이뤄지며 그 뒤를 이었다.

갭투자란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이(갭) 만큼의 초기자본만 갖고 집을 매수한 후 직접 살지는 않고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다가 집값이 오르면 전세를 안고 매도해 차익을 실현하는 주택매매 방법 중 하나다. 집값 상승이 점쳐져 먼저 매수한 후 전세보증금만큼의 비용은 벌어 세입자에게 내주고 추후 입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이들도 일부 있기 때문에 반드시 투자 목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수년 전부터 갭이 적은 지역에 소액을 투자해 주택을 사고 팔며 차익을 남기는 이들이 많아지며 시장에서는 갭투자라는 투자형태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

갭투자가 많았던 두 지역 모두 반도체 클러스터 거점 조성으로 개발 기대감이 큰 데 반해 집값은 상대적으로 덜 올라 매맷값과 전셋값의 차이가 크지 않다. 일례로 화성 동탄 예당마을 푸르지오는 올해 상반기 갭투자가 유독 많았던 단지 중 하나로 꼽힌다. 전용 57㎡ 타입의 경우 지난달 13일 4억6000만원에 매매거래가 발생했는데, 현재 전세 시세는 3억5000만원 이상을 형성하고 있다. 약 1억원 가량의 초기투자 비용으로 주택을 매수하는 것이다.

이보다 더 적은 투자비용으로 주택을 매입하는 것도 인기다. 병점동 주공1단지 전용 49㎡는 매맷값과 전셋값의 차이가 5000만원 미만이어서 갭투자가 활성화된 단지 중 하나다. 인근 느치미마을 주공2단지 전용 51㎡도 매매시세 2억6000만원, 전세시세 1억9000만원 내외로 총 투자비용이 1억원 미만이어서 갭투자 형태의 거래가 잦았다.

평택은 무려 마이너스 갭투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평택 세교동 부영아파트 전용 59㎡는 올해 1분기 1억6700만원에 산 주택의 세입자를 2분기 1억7200만원에 찾았다. 주택을 매수한 뒤에 전세를 놓으니 되레 돈이 들어온 것이다. 청북읍 부영 사랑으로나 지산동 한양청솔, 지산동 현대, 장당동 한국아델리움 등도 모두 3000만~5000만원 미만의 갭투자 거래가 활발했던 단지들이다.

그런가 하면 지방에서는 지난주 전국에서 가장 오랜 기간 하락세를 보여오던 대구 집값이 지난주 오름세로 전환했다. 무려 90주(1년 9개월) 만의 반등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수도권의 갭투자도, 90주 만의 대구 주택시장 반등도 변수는 여전히 있다며 의미있게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이다. 일단 수도권 갭투자의 경우 전셋값이 안정화되지 않아 언제든 역전세난이 나타나며 보증금반환이 어려운 상황은 발생할 수 있음을 우려한다.

대구 역시 전체 가격은 상승세를 보였어도, 앞으로 물량이 많이 나오는 서구(-0.16%)와 남구(-0.06%), 동구(-0.04%)는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 등으로 인해 마냥 장밋빛은 아니라고 내다보고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갭투자 형태의 매매는 미래에 주택가격이 오르고, 전셋값이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두 가지 전제조건이 성립될 때 움직이는 건데 앞으로 역전세난이 없다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서울은 청약시장 등은 과열을 보일 정도로 뜨겁지만 지방 주택시장은 일부 분양가상한제 단지를 제외하고는 유의미한 현상이 나타나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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