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봉길 한국팜비오 회장, 올해 300억원 매출 목표 밝혀···팜비오는 1300억원 매출 추진
동국제약과 공동으로 준종합과 의원 중심 신규 거래처 확보···신제품과 신약 배출이 경영철학

남봉길 한국팜비오 대표이사 회장. / 사진=시사저널e
남봉길 한국팜비오 대표이사 회장. / 사진=시사저널e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동국제약과 코프로모션을 통해 알약 장정결제 ‘오라팡정’ 올해 매출을 3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제약업계 경력 50년을 자랑하는 남봉길 한국팜비오 대표이사 회장은 인터뷰를 진행하며 최근 동국제약과 코프로모션에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본인이 직접 개발 아이디어를 내며 영업과 판매를 주도한 오라팡정은 남 회장 분신이라고 할 정도로 애정을 갖고 있는 품목이다. 다음은 남 회장과 일문일답이다.

-한국팜비오는 지난 6월 하순 알약 장정결제 오라팡정에 대해 동국제약과 코프로모션을 결정, 현재 진행 중이다. 동국제약을 선택한 이유와 영업전략을 설명해달라.

오라팡정은 이미 검진센터나 종합병원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의약품이다. 동국제약은 포폴주사로 소화기 검진 영역에 기반을 다졌고 병의원 거래가 활발해 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업체다. 생각이 같고 정책이 비슷한 제약사와 같이 영업을 진행하면 시너지 효과가 빌생한다고 판단했다. 과거 오라팡정을 개발했을 당시 동국제약이 먼저 우리 회사에 코프로모션을 제안했던 인연도 있다. 당시에는 보류했는데 이번에 손을 잡았다. 

영업전략의 경우 종합병원은 한국팜비오가 대부분 하고 있다. 준종합병원과 의원급은 팜비오와 동국제약이 같이 진행한다. 코프로모션 시행 이전 종병급은 팜비오가 100% 커버했다고 보면 된다. 준종합과 의원은 40% 가량 점유했다. 신규 거래처를 뚫는 것은 팜비오와 동국제약이 동등한 비율로 진행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이에 동국제약과 거래처 명단을 교환했고 혹시라도 문제 발생 시 책임자끼리 만나 조율하는 방안을 진행할 것이다. 오라팡정 영업 포인트는 임상시험 결과를 적극 알리는 것이다. 관련 임상 결과가 실린 논문이 적지 않아 이를 중심으로 의사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장정결제 시장 규모와 특징은?

요즘 육류와 패스트푸드를 많이 섭취하기 때문에 대장암 발생율이 높다. 이에 일반인들이 대장내시경 검사를 많이 하고 있어 장정결제 시장 규모도 확대되는 추세다. 현재 국내 장정결제 시장은 500억원대로 파악된다. 시장 관련 통계자료가 많지 않다. 시장을 보면 과거에는 양이 4L에 달하고 맛에 대한 단점이 명확한 장정결제 밖에 없었다. 반면 최근에는 이같은 단점을 보완한 제품이 많이 나와 검진자들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최근 전문기관 마크로밀 엠브레인 조사에 따르면 검진자들이 생각하는 장정결제 속성별 중요도는 복용 편의성과 장정결 효과, 부작용, 거부감 없는 맛, 복용량 순이다. 

-오라팡정은 어떤 약이고 기존 장정결제와 어떤 점이 다른지 설명해달라.

오라팡정은 쉽게 설명하면 대장내시경 검사 전 설사를 하게 해서 장을 비우는 역할을 하는 약물이다.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은 3가지 황산염 성분에 장내 기포제거 효과를 갖는 ‘시메티콘’을 포함시켜 알약으로 만든 제품이다. 오라팡정은 기존 OSS(오랄설페이트솔루션: 황산염 액제) 제제 대비 주성분 함량을 10% 감소시켜 부작용 위험을 낮췄다. 알약으로 돼 있기 때문에 기존 PEG(폴리에틸렌글리콜) 제제가 갖는 구역감이나 불쾌한 맛이 없다. 따라서 환자 순응도가 높다. 기존 장정결제는 장내 가스 제거를 위해 거품제거제를 별도 복용해야 하지만 오라팡정에는 시메티콘이 들어있어 복용 필요성이 없다. 

-오라팡정은 비급여 제품이다. 연간 매출액과 시장 점유율은?

오라팡정을 비급여로 출시한 것과 관련, 특별한 배경은 없다. 지난해 오라팡정은 20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250억원에서 300억원 매출을 목표로 정했다. 의약품 시장조사 전문기관에 따르면 국내 장정결제 시장의 50%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한국팜비오 매출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매출목표와 오라팡정을 제외한 주요품목 매출증대 계획은?

오라팡정에 이은 우리 회사 매출 2위 제품은 췌장담도치료제 2개 품목인데 연간 150억원대 규모다. 올해는 20% 성장이 목표다. 3위는 비뇨기과 품목군인데 합계가 150억원대다. 올해 한국팜비오는 1300억원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는 현재 사업다각화에도 주력하는 상태다. 의료기기로 분류되는 창상피복재인 콜라겐 제품이 연간 30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생산시설 투자도 활발하다. 충북 충주에 있는 제1공장은 고형제와 액제 생산에 주력하고 있는데 조만간 준공 예정인 제2공장은 2024년 하반기부터 주사제와 내용액제를 대량 생산할 예정이다. 제1공장 인근에 소재한 제2공장은 60여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인데 내년 본격화할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업계 후배와 지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저는 알약 장정결제 개발을 우연한 기회에 생각해냈다. 한국팜비오 창업에 앞서 다른 제약사에 근무할 당시 장정결제 복용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보고서를 읽어보고 고민하다가 개선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이같은 사소한 아이디어와 고민이 현재 오라팡정을 창출한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약사 출신 제약사 경영인으로서 저는 직접 회사 회의를 주재하며 현안을 챙기고 있다. 신제품과 신약이 많이 나와야 한다는 신념하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쏟고 있다. 

현재 76세인 남 회장은 실제 기자와 인터뷰가 끝난 직후인 오후 6시 30분에도 회의실에서 회의를 주재해야 한다며 자리에 남아 자료를 직접 챙겼다. 남 회장에게 있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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