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e=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 대한민국의 수많은 자산가들은 자산증식의 주요수단으로 부동산을 선택해 큰돈을 벌어왔고 지금도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유형의 부동산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물론 부동산 투자도 주식이나 채권 혹은 가상화폐 등 여타 투자대상과 마찬가지로 결과에 대한 보상과 책임, 즉 성공과 실패가 따라오기 마련이다. 그런데 부동산 투자는 주식 등 여타 투자대상에 비해 상대적으로 목돈이 들어가는 만큼 투자 실패를 우려한다면 쉽사리 접근할 수 없는 투자처이기도 하다.   

지금 대한민국 경제는 안팎으로 커다란 위기에 직면해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내수경기 침체, 집값 급락, 러시아 ․ 우크라이나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정세불안, 소리 소문도 없이 다가오는 인플레이션, 큰 폭의 금리 인상, 빠른 시일 내 해소될 거로 보이지 않는 청년실업문제, 민생을 외면한 정치권의 소모적 정쟁 등 어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부동산에 큰돈을 투자하기가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위기는 기회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말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시중에 부동자금이 넘쳐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한 화폐가치 하락에 대비해 마땅한 투자처를 찾아야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경기불황에 따른 부동산시장 하락을 말하면서 이른바 ‘안전투자’라는 명목 하에 부동산에 투자하기를 애써 외면하고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실물인 부동산에 투자하지 않는 것도 일종의 리스크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위기를 투자할 절호의 기회로 생각하고 우량부동산에 투자해 큰 성과를 거둔 자산가들이 적지 않다.

[사례1] 강남 상가주택을 경매로 낙찰받아 자산증식에 성공한 A씨

직장인 A씨가 본격적으로 부동산에 투자하기 시작한 시점은 2002년 봄이다. 사실 이전까지만 해도 부동산 투자라고하면 당연히 아파트에 청약해서 분양받는 게 전부인줄만 알았던 그였다. 그랬던 그가 부동산 투자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우연한 기회에 참석하게 된 친목모임에서 베테랑 경매컨설턴트를 만나게 되면서부터였다. 경매컨설턴트는 그에게 여유자금이 있다면 법원경매로 나온 부동산에 투자할 것을 권유했다. 부동산 경매에 문외한이었던 A씨로서는 경매컨설턴트의 권유를 선뜻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지만 입찰에서부터 명도에 이르기까지 일체의 진행과정을 도와주겠다고 제안받자 경매를 통한 부동산 투자에 도전키로 했다.            

A씨가 투자한 경매물건은 서울 강남구 OO동 초등학교 인근에 소재한 대지 274㎡, 연면적 515㎡ 규모의 3층짜리 상가주택이었다. 경매법원을 통해 감정평가된 금액은 6억5,000만 원이었지만 배당받지 못하는 상가임차인의 존재로 명도저항이 우려되는 까닭에 2회 유찰돼 감정평가금액의 64%인 4억1,600만 원에 재입찰된 물건이었다. 입찰당일 A씨는 감정평가금액의 74%선인 4억8,000만 원에 응찰해 경쟁입찰자 4명을 모두 물리치고 최고낙찰자로 선정됐다. 이후 경매컨설턴트의 도움 하에 상가임차인에 대한 명도절차까지 무사히 마치게 되면서 온전한 소유권을 가지게 됐다. 그 후 시간이 흐르자 A씨가 낙찰받은 경매물건은 주변이 상가 밀집지역으로 변모해갔다. 또 그사이 지하철 9호선이 개통되면서 MZ세대가 선호하는 핫한 지역으로 성장했다. 게다가 지난해 신분당선 연장노선(강남역~신논현역~논현역~신사역)도 개통 완료했다. 경매로 매입한지 21년이 지난 2023년 현재, 투자금액대비 무려 14배 이상 상승한 70억 원에 호가되고 있다. 더욱이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리모델링을 통해 개보수까지 마친다면 80억 원에도 매수자가 어렵지 않게 나타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간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더라도 A씨의 첫 번째 부동산 투자는 말 그대로 초대박 그 자체였다.

[사례2] 경제위기 때 과감한 토지 매입으로 큰돈을 벌게 된 B씨   

자영업자 B씨의 부동산 투자 성공사례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2008년 늦가을 지인으로부터 매수를 의뢰받고 개별공시지가 수준에서 사들인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에 소재 11,240㎡ 규모의 토지(지목: 임야)가 있다. 해당 토지의 당시 개별공시지가는 3.3㎡당 40만 원선이었고 시세 역시 개별공시지가를 조금 웃도는 3.3㎡당 50만 원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사실 B씨가 지인 소유의 토지매수를 제의받고 고민하는 모습을 지켜본 가족들은 이구동성으로 매입에 반대했다. 아무리 여유자금이라고는 하지만 임야 투자에 14억 원에 육박하는 큰돈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이다. 심지어 친한 친구들조차 차라리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에 넣어두는 편이 더 낫겠다는 충고를 서슴없이 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비록 지목은 임야였지만 완경사지였기에 향후 개발될 가능성이 보였고, 국내 굴지의 대기업 연구소와 연수원들이 속속 들어설 예정이라는 소문까지 들렸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유명 사립대학교가 캠퍼스를 이곳 인근 지역(죽전신도시)으로 막 이전해온 직후였다는 점에 주목했다.

결과적으로 B씨의 판단이 옳았다. 그간 해당 토지 주변에는 아파트 단지와 대기업 연구소 및 연수원 등이 하나둘씩 들어섰고, 예정대로 인근에 해당 사립대학교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게 되면서 개발유망지역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2023년 기준으로 시세를 알아보니, 당장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대지는 차치하고 개발행위가 가능한 완경사지 임야의 경우에도 매입할 당시 가격의 10배 이상을 호가하고 있다. B씨의 부동산 투자 역시 그간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더라도 초대박임은 분명했다.

요컨대 앞서 소개한 A씨와 B씨의 부동산 투자 사례는 보는 시각에 따라 다소 공격적으로 보일 수 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부동산 투자로 낭패 없이 큰돈을 벌 수 있었던 데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이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첫째, 경기불황에 따른 부동산시장 침체가 위기라기보다는 우량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하고 움직였다는 점, 둘째, 단기차익에 급급한 투기적 성향의 매입이라기보다는 장기전망에 근거한 투자적 관점의 매입이었다는 점, 셋째, 단순 매입보다는 매입 후 가공과 개발까지 염두하고 있었다는 점, 넷째,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을 상쇄시킬 수 있는 실물투자였다는 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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