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자체판단으로 5곳 제외···내부 보고 누락, 제3자 제보로 파악
전체 임원 사직서 제출···당정 "일벌백계" 임직원 고강도 조사 강조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아파트 전수조사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한준 사장이 인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아파트 전수조사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한준 사장이 인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철근 누락 아파트 단지 수를 축소 발표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LH가 총체적으로 부패했다고 정조준하면서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H는 당초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공공아파트 단지 91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15곳에서 문제가 있다고 발표했으나 실제 철근 누락 문제가 있는 단지는 20곳으로 드러났다. 5곳은 누락정도가 경미하다고 자체 판단해 발표에서 제외했다. LH는 또 전수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무량판 아파트 1곳도 추가로 철근누락을 확인했다.

누락이 확인된 단지는 화성남양뉴타운 B10, 평택소사벌A7, 파주운정3 A37, 고양장항A4, 익산평화 등이다. 이중 고양장항A4와 익산평화는 현재 공사중이고 나머지 3곳은 모두 준공됐다. 다만 LH는 이들 단지에서 누락된 철근은 5개 미만이고, 즉시 보강이 완료돼 안전에 우려가 없다고 설명했다.

철근누락이 추가로 확인된 5개 무량판 구조 아파트 단지를 포함해 20개 단지에서는 LH가 긴급 안전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민간이 설계·시공한 민간 참여 공공주택사업 70곳과 재개발 사업 3곳 중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19개 지구에 대해서는 민간 사업자와 협의해 조속히 긴급 정밀 점검을 실시한단 계획이다. 

철근 누락 단지가 계속 추가로 나오는 LH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이한준 LH 사장은 내부 보고가 아닌 제3자 제보를 통해 누락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져 LH 내부 체계가 망가진 게 아니냔 지적이 나온다. LH는 조직 규모 및 인력 구조조정 등 대대적인 조직 혁신을 추진하겠단 입장이지만 정부와 여당에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 이 사장에게 LH 혁신과 건설 카르텔 혁파를 차질없이 이행하라고 지시한 가운데 여당은 LH의 총체적 부패를 일벌백계해야 한단 입장을 내놓았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막강한 권한으로 카르텔을 형성하고 이를 통해 얻어왔던 온갖 불법적 이익과 얽히고설킨 이권 관계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LH 임직원과 퇴직자뿐 아니라, 퇴직자들이 주로 취업해 있는 관련 건설 업체에 대한 강력한 조사도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LH는 이 사장이 전체 임원의 사직서를 받은 가운데 이 사장 본인 거취도 국토교통부에 일임한 상태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