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생애최초 집합건물 매수자, 전체 매매 50%에 육박
하반기 집값 오르지만 금리인상에 버틸 여력 없어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 사진=연합뉴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생애 첫 집을 장만하려는 3040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초 바닥으로 주저앉았던 집값이 서울은 물론이고 지방까지 보합세로 전환하는 등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금리도 올라 추격매수나 보유 중인 주택을 유지하는 게 부담스러워졌다.

11일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6월 전국에서 생애 처음으로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을 매수하며 등기 이전을 신청한 이들은 19만881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신청자인 41만6877명의 47.7%로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상반기 생애최초 주택구매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던 것과 분위기가 상반된다.

업계는 생애 최초 주택 매수자가 늘어난 배경으로 정부 정책이 주효했을 것으로 판단한다.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을 지역과 주택 가격, 소득에 상관없이 80%로 완화하고, 대출 한도는 4억원에서 6억원으로 확대하면서 주택 매수 심리가 개선된 영향이다.

실제 부동산 비중이 높은 국내 가계 자산 특성상 생애 최초 부동산 매수는 대출 규제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 부동산 보유자의 경우 기존 부동산을 활용하거나 매각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부동산을 보유하지 않았던 이들의 경우 대출을 제외한 방법으로는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아 부동산 시장 진입 문턱이 높게 느껴질 수 있어서다. 이 부분이 올 들어 정부의 대출규제 완화로 해결되면서 상반기 부동산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것이다.

다만 업계는 상반기의 분위기가 하반기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본다. 지난 10일 기준 KB금융·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4.12~6.73%로 상단이 7%에 육박한다. 게다가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시중금리 인상 움직임에 따라 앞으로 연 7%대 진입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하반기 대출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를 경우 이자 부담을 느낀 영끌족의 매물이 늘어날 수도 있다.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진 영끌족들이 버티지 못하고 매물을 던질 수 있다. 실제 일부 지역에서 이미 이 같은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시 아파트, 오피스텔, 빌라 등 집합건물에 대한 소유권 이전등기(매매)를 신청한 매도인은 904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9~30세까지 2030은 1544명으로 전체 매도인의 17%에 달했다. 이는 올해 1월 2030의 매도비율이 10.9%였던 것에 견주어보면 2월 14.6%, 3월 16.5%, 4월 16.4%, 5월 16.7%, 6월 17.2% 등으로 꾸준히 오름세를 보인 것이다.

특히 젊은층의 최초 주택매수 지역으로 손꼽히는 노·도·강 지역에서 젊은층의 매도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7월 전체 매도자 중 2030 비율은 노원은 25.3%, 도봉 34.5%, 강북 27.8%로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영끌족의 매물 출회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와 기준금리 동결 영향으로 상반기에는 젊은 세대들의 주택 매수세가 회복됐지만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 만큼 영끌족이나 생애 최초 매수 대기자들의 고민도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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