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치료제 불순물 초과 검출 후 오리지널 챔픽스·제네릭 대거 퇴장
제일약품 '니코챔스' 시장 점유율 81%로 입지···지형 변화 여부 주목

./자료=아이큐비아, 표=정승아 디자이너
./자료=아이큐비아, 표=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한미약품이 금연치료제를 다시 선보이며, 불순물 사태 당시 살아남아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인 제일약품의 니코챔스와 대결구도를 형성할지 관심이 쏠린다. 

9일 한미약품은 자체 생산 금연치료제 ‘노코틴(성분명 바레니클린옥살산염)’을 출시하고 사내 금연 캠페인을 전개 중이라고 밝혔다. 노코틴은 뇌의 니코틴 수용체에 직접 결합해, 니코틴에 의한 도파민 보상작용을 감소시켜 흡연 욕구와 금단 증상을 줄여준다. 

노코틴의 등장으로 금연치료제 시장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현재 바레니클린 제제 금연치료제 시장 점유율 1위는 제일약품의 ‘니코챔스’다. 지난해 약 81% 점유율을 기록했다. 출시 2년 만인 지난해 국내 누적 매출액이 100억 원을 넘어섰다. 

니코챔스가 바레니클린 제제 시장 점유율 대다수를 차지하게 된 것은 2021년 이후다. 금연치료제 시장 대표제품은 원래 한국화이자제약의 ‘챔픽스(성분명 바레니클린타르타르산염)’였다. 챔픽스는 2007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고 시장에 진입했다. 노코틴과 니코챔스 모두 바레니클린 제제의 제네릭(복제약)이다. 

정부의 금연치료제 지원 정책과 함께 2015년 관련 시장 규모가 커지며 챔픽스 매출도 덩달아 증가했다. 금연치료제 지원 정책은 12주 동안 금연치료 프로그램을 모두 이수하는 참가자에 약값을 전액 지원하는 내용이다. 바레니클린 제제를 포함해 부프로피온 제제, 니코틴 보조제 등의 약값을 전액 지원한다. 

금연치료제 지원 정책 영향으로 챔픽스의 2015년 매출액은 242억 원을 나타내며 전년보다 4배 가까이 확대됐다. 이후 2016년 488억 원, 2017년 650억 원을 기록하며 수직 상승했다. 그러나 2018년엔 약가인하와 금연치료 지원사업의 참가자가 감소 영향 등으로 412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후 바레니클린 성분 함유 의약품에서 불순물(NNV)이 초과 검출되는 문제가 터졌다. 식약처는 2021년 185ng(나노그램)/일 이하라는 불순물(NNV) 검출량 관리 기준을 발표하고, 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모든 제품은 회수했다. 그 결과 바레니클린 성분 오리지널 의약품인 화이자의 ‘챔픽스’는 자진회수를 결정, 유통 중이던 7개 제품이 판매 중단됐다.

챔픽스 특허가 만료된 2020년 7월 이후 대거 등장했던 챔픽스 제네릭도 불순물 초과 검출 문제를 피하지 못했다. 씨티씨바이오가 위탁 제조를 맡아 바레니클린 제네릭을 생산해왔던 국내 제약사 7곳도 검출량이 출하 가능 기준을 넘었다. 

챔픽스와 타 제네릭의 퇴장 후 제일약품의 니코챔스가 시장 대다수를 차지한 것이다. 제일약품이 생산하는 바레니클린 제제는 NNV 검출량이 '16.70~43.28ng/일'로 식약처 기준보다 낮아 유통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미약품이 다시 금연치료제를 선보였다. 한미약품이 금연치료제를 선보인 것은 처음이 아니다. 한미약품은 2020년 챔픽스 특허 만료 시기 제네릭을 빠르게 선보였다. 그러나 특허 만료 전 판매가 이뤄졌다는 이유로 허가 취소 처분을 받았다. 이후 씨티씨바이오에 위수탁을 맡겨 다른 제품을 선보였으나, 불순물 검출 제제를 피하지 못했다. 

두 차례의 시도 이후 올해 노코틴을 부활시켜 바레니클린 시장에 재진입한 한미약품은 이번 노코틴 출시로 부프로피온 성분의 '니코피온서방정'과 함께 금연치료제 전문의약품 2종 라인업을 완성했다는 설명이다. 노코틴은 주성분 바레니클린에 옥살산염을 결합해 열 안정성을 높이고 원료의 균일한 품질을 확보했다고 한미약품측은 설명했다. 

아울러 위탁 생산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불순물 관련 문제 차단을 위해 한미약품 팔탄 스마트플랜트에서 직접 생산을 맡는다. 높은 품질을 보장해나가겠다는 의지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자체생산해 고품질을 보장하고자 한다”며 “금연 치료제 시장 판도를 재편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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