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구역 시공사 선정 속도···8구역 하이엔드 단지로
10구역 신통기획 업고 17년 만에 재개발 물꼬
‘리모델링 최대어’ 남산타운 조합 설립 임박

/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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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서울 중구 신당동 일대 정비사업이 활기를 띠는 모양새다. 마지막 재개발 구역들이 시공사 선정과 정비계획 등에서 속도를 내기 시작했고 국내 최대 리모델링 단지인 남산타운도 조합설립을 앞두고 있다. 강남권과 도심권으로 이동이 편한 직주근접 요지에 위치한 만큼 재개발이 완료되면 신흥 주거지로 발돋움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신당9구역 재개발 조합은 오는 10일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다. 앞서 지난 6월 진행한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엔 HDC현대산업개발, 서희건설, 우미건설, 한양, 대보건설, HL디앤아이한라, HJ중공업 등 7개 건설사가 참석했다. 신당9구역 재개발은 서울시 중구 신당동 432-1008번지 일원 1만8651㎡에 지상 지하 4층~지상 최고 7층, 8개 동, 315가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예상 공사비는 1210억원이다.

신당9구역은 서울 지하철 3·6호선 약수역과 6호선 버티고개 사이에 위치했다. 노후·불량 건축물이 밀집해 주거환경이 열악한 지역으로 꼽힌다. 2009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와 토지 소유자 간 갈등 등으로 사업에 난항을 겪었다. 그러나 서울시가 2019년 도시계획위원회를 통해 정비계획 변경안을 통과시키면서 추진동력을 얻게 됐다.

인근 신당8구역도 새로운 시공사를 맞이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신당8구역은 지난 2월 포스코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했다. 앞서 2019년 DL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했으나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적용 문제 등으로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시공사 선정에 돌입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신당8구역에 하이엔드 브랜드인 ‘오티에르’ 적용을 제안했다. 강북 첫 오티에르 단지가 될 전망이다. 이곳은 지하철 5·6호선 청구역이 도보 1분 거리에 위치한 초역세권 입지다. 재개발 이후 지하 4층~지상 최고 28층, 16개 동, 1215가구 규모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신당10구역은 17년 만에 재개발 사업을 재개했다. 2006년 정비구역 지정 이후 2015년 정비구역에서 해제되며 재개발 사업이 물 건너가는 듯했다. 하지만 2021년 8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대상지로 선정되며 다시 탄력이 붙었다. 지난 2월엔 최고 35층, 1423가구 규모 정비계획안이 확정됐고 6월에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연말 조합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곳은 연말까지 조합설립인가를 받을 경우 이르면 내년 시공사 선정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공사 선정 시기가 사업시행인가 이후에서 조합 설립 이후로 앞당긴 내용의 서울시 조례개정안이 지난달부터 시행되면서다. 신당8구역은 지하철 2·4·5호선 동대문역사공원역, 2·6호선 신당역, 5·6호선 청구역이 입전한 트리플 역세권 입지로 대형 건설사의 관심도 뜨겁다. 현재 삼성물산과 GS건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수역 인근에선 도심공공주택 복합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사업은 신당동 346번지 일대 6만958㎡에 최고 30층, 1600가구 규모 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지난 5월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사전검토위원회 자문을 통과했다. 사전검토위원회 자문은 향후 사업계획 수립 시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사업이 본격적인 추진 단계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인근 대규모 단지인 ‘남산타운’에서도 개발 움직임이 활발하다. 남산타운은 지하철 6호선 버티고개역과 붙어 있는 초역세권 입지로 42개 동, 5150가구에 달하는 대단지다. 임대를 제외한 3116가구에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이다. 리모델링을 통해 467가구가 증축돼 3583가구 규모 단지로 탈바꿈한다. 이곳은 올해 1월 남산타운 리모델링 통합 추진위원회를 설립하며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조합 설립 요건(동의율 66.7%)을 충족해 창립총회 개최를 앞두고 있다. 올 하반기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사업비만 1조원에 달해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물밑 경쟁이 한창이다.

전문가들은 신당동이 직주근접 요지에 위치한 만큼 옥수와 금호 등과 함께 신흥 주거지로 발돋움할 것으로 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신당동은 광화문 등 도심권과 강남권으로 이동이 편리한 교통 요지로 꼽힌다”며 “그동안 주택 노후화가 심해 외면받았지만 재개발이 진행되고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면 옥수나 금호처럼 고급 주거지로 탈바꿈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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