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량·고강도 특징에 전기차·항공기·우주산업 등에 폭넓게 활용
연평균 11% 성장…국내 섬유기업, 공격적 투자·연구개발 앞장

코오롱인더스트리 연구원들이 슈퍼섬유로 꼽히는 '아라미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코오롱
코오롱인더스트리 연구원들이 슈퍼섬유로 꼽히는 '아라미드'를 살펴보고 있다. / 사진=코오롱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탄소섬유를 중심으로 한 슈퍼섬유 전성시대다. 강철보다 가볍고 강도가 높은 신소재에 글로벌 수요가 급증하면서, 효성첨단소재와 코오롱인더스트리, 태광산업 등 국내 섬유기업이 생산능력을 확대하는데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탄소섬유는 탄소가 90% 이상 함유된 섬유다. 철에 비해 무게는 4분의 1 수준이지만 강도는 10배 이상 높다. 부식에도 강하며 전도성·내열성도 뛰어나다.

가벼운 무게와 높은 강도로 전기자동차나 항공기 등 경량화가 핵심인 산업 분야에서부터 골프채와 하이엔드 자전거 등 스포츠·레저 분야에서도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뛰어난 범용성에 세계 탄소섬유 시장은 연평균 11% 이상의 성장세를 보인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Tech)에 따르면 2010년 3만3000톤(t)이던 전세계 탄소섬유 수요는 지난해 11만7000t으로 약 4배 늘었다.

2024년에는 14만4200t, 2026년에는 17만7700t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2019년 5조6000억원 수준이던 시장규모도 매년 8%씩 성장해 2025년에는 8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탄소섬유와 함께 슈퍼섬유로 각광을 받고 있는 섬유 소재인 아라미드도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아라미드 역시 철보다 탄성이 좋고, 5배 이상 높은 강도를 가진 신소재다. 500℃ 이상의 고온에서도 변형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타이어 코드(타이어 보강재)나 5G 광케이블 내부 소재로 쓰이며, 방탄 장비에도 활용된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기차는 배터리가 탑재돼 내연기관차보다 무게가 20% 무거워 타이어 마모 속도가 빠른 편”이라며 “이로 인해 전기차용 타이어에 아라미드가 많이 쓰이면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탄소섬유와 아라미드 등의 인기에 국내 관련 기업은 설비 신·증설에 공격적이다. 효성첨단소재는 2028년까지 1조원을 투입해 생산능력을 현재 9000t에서 2만4000t으로 늘릴 방침이다.

아울러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꼽히는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기 위해 고강도 제품 개발에도 집중한다. 탄소섬유는 강도에 따라 T300부터 T1200으로 구분된다. 숫자가 높을수록 강도가 높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T1000부터 항공우주 및 방산에 투입되는 만큼 연구개발 비용을 크게 늘려 선제적으로 해당 시장의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와 태광산업은 아라미드에 집중한다. 코오롱 측은 앞서 2400억원을 투자해 아라미드 생산능력을 연 1만5000t으로 기존 대비 2배 가량 늘리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상업생산이 시작돼, 주력 제품인 타이어코드 판매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태광산업은 지난해 아라미드 울산 공장에 1450억원을 투입해 2025년까지 생산능력을 3500t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 1500t인 아라미드 생산량이 5000t까지 증가한다. 2010년 아라미드 제품 개발을 시작해 2014년 연산 1000t 규모의 상업화 설비를 구축해 이듬해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태광 관계자는 “경기 동향 및 아라미드 수요 증가 상황을 면밀히 파악해 투자 및 생산능력 확대 계획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것”이라며 “회사의 신성장동력으로 점찍고 육성 중인 만큼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관련 영업력도 총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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