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비 전년比 35%↓···그룹사 이익 130억↑
AICC 올해 1천억, 2025년 3천억 목표

KT 영업실적 추이 / 이미지 = 정승아 디자이너
KT 영업실적 추이 / 이미지 = 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KT가 올해 2분기 이동통신(MNO) 가입자에 대한 마케팅비용(판매비)과 네트워크 설비투자비(CAPEX) 등을 줄이면서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수개월째 ‘경영공백’을 겪는 가운데 내놓은 성적이다. KT는 이달말 김영섭 후보자를 차기 CEO로 선임할 예정이지만, 본격적인 경영 정상화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 하반기 실적 전망은 어둡다. 

7일 KT는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 6조5475억원, 영업이익 576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7%와 25.5% 증가했다. 특히 2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인 매출 6조5278억원과 영업이익 5204억원을 웃돌았다.

KT 영업비용 추이 / 이미지 = 정승아 디자이너
KT 별도기준 주요 영업비용 추이 / 이미지 = 정승아 디자이너

◇ 망투자비, 작년2분기 > 올상반기 누적···“그룹사 이익기여 5천억 목표”

KT의 2분기 수익성 개선은 MNO 가입자에 대한 판매비와 망 투자비 등이 전년 대비 대폭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가입자망, 기간망, 기업통신 등에 대한 투자비를 의미하는 별도기준 CAPEX는 올 2분기 685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 1조558억원에서 35% 줄었다.

올 상반기 별도기준 누적 CAPEX도 9985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도 적게 집행됐다. 올 2분기 별도기준 마케팅비용(판매비)도 전년 동기(6574억원) 대비 3.1% 감소한 63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무선매출에 직결되는 가입자당평균매출(APRU)은 전년 동기 대비 4.6% 늘어난 3만3948원으로 집계됐다.

김영진 KT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이날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CAPEX는 연간 투자 계획에 맞게 집행되고 있다”며 “전력비나 각종 수수료가 물가상승 영향으로 늘면서 부담으로 작용했다. 다만 KT는 사업 수행 체계에 대한 개선과 AI 등 기술을 활용해 업무 절차를 효율화해왔고, 이것이 비용 상승을 일정 부분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셀프개통하는 부분을 확대해 개통이나 AS 작업을 최적화했다. 또 콜센터 업무 전반에 AI를 확대 적용하면서 인당 생산성이 개선됐다. 시장 환경과 고객의 서비스 구매와 이용 패턴의 변화를 고려해 유통 구조도 변화시켜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며 “하반기 물가 상승 압박과 성장을 위한 제반비용 증가가 있을 것이다. 다만 매출 증가와 수익성 개선 강화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성장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용통제뿐만 아니라 BC카드, KT에스테이트, KT클라우드 등 그룹사의 성장도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올 2분기 그룹사 이익은 전년 동기(1556억원) 대비 130억원 늘어난 1686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누적 기준 2666억원 수준이다. KT는 올해 누적 그룹사 이익기여를 전년(5219억원) 수준으로 달성할 계획이다.

김 전무는 “별도기준 B2C와 B2B 영역에서 균형 있는 성장과 더불어 금융, 부동산 분야에서 추가 성장 동력을 만들어 이익에 기여했다”며 “BC카드와 KT에스테이트의 그룹사 이익 기여가 큰데, BC카드는 그룹 금융 분야 핵심 자회사로, 캐시카우 사업인 매입 업무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대출업무 등으로 매출 다각화를 추진 중”이라고 했다.

이어 “또 자체 카드에 대한 신규 사업도 B2C 카드 이용액을 계속 늘려가고 있고, 가맹점 대출이나 기업대출 등 B2B 시장에서 성장 기반을 확대했다”며 “KT에스테이트는 주로 호텔, 오피스, 임대주택 등 사업을 하는데, 아파트 분양 사업의 매출이 일부 반영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특히 올해 국내외 여행 및 여가 소비가 늘면서 호텔사업이 고성장세를 기록하며 이익 증가에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 AICC 매출 3년내 3배 성장···“CEO 선임 후 새로운 주주환원책 발표”

KT는 하반기 초거대 AI ‘믿음’을 상용화하고, 기업에 API를 개방해 플랫폼 이용료를 받는 수익모델을 준비 중이다. 그룹사 상품 및 서비스에 믿음을 접목해 B2C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AI컨택센터(AICC) 사업 매출도 올해 1000억원 수준에서 오는 2025년까지 3000억원 이상으로 성장시키겠단 목표다.

김 전무는 “최근 국내외 초거대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KT 또한 2020년부터 내부 생태계를 구축해왔으며, 초거대 AI ‘믿음’을 상용화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KT의 초거대 AI는 B2B에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언어모델을 지향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KT가 추구하는 초거대 AI 사업 모델은 3가지인데, 현재 매출이 발생하는 사업은 AI를 클라우드에 접목한 AICC다. AICC는 올해 1000억원 이상의 매출 목표를 잡고 있으며, 2025년엔 매출 3000억원 이상의 사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API 개방을 통해 수익모델도 준비 중이다. 그룹사의 상품 및 서비스에 AI 모델을 접목해 B2C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KT는 오는 30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선임 예정인 김영섭 CEO 후보자를 중심으로 지배구조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기업가치 제고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공식 선임 전인만큼, 김 후보자의 별도 메시지나 경영 추진 방향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김 전무는 “향후 CEO의 비전과 경영전략을 공유하는 소통의 자리는 별도 마련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지면 시장과 소통하겠다”며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은 CEO가 선임된 후 이사회를 중심으로 논의,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KT 이사회는 주주환원과 관련 주주의견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주주환원정책을 수립해 왔으며, 새로운 이사회도 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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