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순매수 행진 속 한 달 수익률 -10% 넘는 상품도 나와
미국채 30년물, 다양한 변수 속 52주 최고치 근접 영향
“추가 긴축 부담 확대···피봇 기대감 유효” 목소리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미 국채 장기물 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낭패를 보고 있다. 국채 금리가 하락(가격 상승)하기는커녕 재차 상승세를 보이면서 관련 ETF(상장지수펀드)의 수익률이 부진했던 것이다. 다만 통화정책 변화 기대감이 유효하다는 측면에서 성과 반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미국 국채 30년물에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30년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 H)’는 최근 한 달 동안 -11.4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ETF 중에서 9번째로 부진한 수익률이다. 

미국채 장기물에 투자하는 다른 ETF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미국채 장기물에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KB자산운용의 ‘KBSTAR 미국장기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 H)’은 같은 기간 -7.63% 수익률을 기록했다. 잔존만기(듀레이션)가 ACE 미국30년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 H) ETF보다 짧은 영향에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마이너스 수익률을 벗어나진 못했다.
 
레버리지 상품이 아닌 ETF 중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합성 H)’가 -7.63%로 저조했다. 이 ETF는 채권의 원금과 이자를 분리해 듀레이션을 대폭 확대한 스트립채권형 상품이다. 이밖에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도 최근 한 달 동안 -5.53%의 수익률로 부진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 표=김은실 디자이너.
자료=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 표=김은실 디자이너.

이들 ETF는 개인 투자자들이 통화정책 변화 기대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매수했던 종목들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미국채 장기물 투자 관련 ETF 6곳의 개인 투자자 순매수 금액은 최근 한 달 기준 총 776억원 수준이다. 이 중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는 474억원의 매수세가 유입됐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한 것이 성과 부진의 배경이 됐다. 미국채 30년물의 전날 종가 기준금리는 연 4.304%였다. 이는 한 달 전 3.863% 대비 44.1bp(basis point, 1bp=0.01%포인트) 상승한 것이자 최근 52주 최고치인 4.425%에 근접한 수치다. 52주 최고치가 기준금리 인상 공포가 극에 달했던 지난해 10월 기록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금리 수준은 두드러진다.

연준의 최근 기준금리 인상과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이슈가 미국채 금리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지난달 26일(이하 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당분간 고금리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여기에 지난 1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미 연방정부의 재정적자와 국가 채무 부담 등을 들어 미국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했다.

다만 여전히 피봇(pivot·통화정책 전환) 기대감이 살아 있다는 측면에서 최근 금리 급등은 기회라는 의견도 있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미국 근원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 부담이 커진 상태로 보인다”며 “변수는 언제든 존재하지만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퍼지게 되면 장기채 투자자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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