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니켈·메칼 가격 하락에 판매價도 떨어져 실적 직격탄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에 수익성 감소···中 광물 수출규제도 ‘변수’

포스코퓨처엠 전남 광양 양극재 공장. /사진=포스코
포스코퓨처엠 전남 광양 양극재 공장. / 사진=포스코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LG화학과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등 국내 배터리 핵심 소재 생산 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광물 가격 하락으로 올해 2분기 주춤한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중국이 원재료 수출 규제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하반기 전망도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배터리 소재 기업은 해외에서 원자재인 리튬과 니켈, 메탈 등을 수입해 가공해 배터리 제조사에 판매한다. 광물 가격이 하락하면, 소재 판매가도 떨어져 매출 및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구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해 11월 1kg당 577.5위안이었지만 현재는 257.5위안으로 55.4% 하락했다. 니켈은 올해초 톤(t)당 3만1200달러였지만 현재는 2만1700달러 수준으로 30.4% 떨어졌다. 메탈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핵심 광물들의 가격 동반하락은 배터리 소재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대표적으로 LG화학에서 배터리 소재 사업을 담당하는 첨단소재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18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9%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16.9%에서 8.3%로 감소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유럽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와 광물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감소했다”며 “하반기에도 급락한 광물 가격이 제품 판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포스코퓨처엠도 영업이익이 521억원으로 5.6% 줄었고, 에코프로 역시 2.1% 감소한 166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광물 가격 하락과 함께 중국의 수출규제는 배터리 소재 3사의 실적회복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공급망 규제에 대항하기 위한 ‘맞불 정책’으로 광물 수출 통제에 나서고 있다.

현재 수출 통제 품목은 갈륨과 게르마늄이다. 이들 광물은 반도체와 태양광 패널의 핵심 소재인데, 시장에선 향후 리튬과 니켈 등의 품목으로도 규제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추가적으로 수출 통제에 나설 수 있는 광물은 배터리 소재에 사용되는 원자재가 될 것”이라며 “중국의 광물 자원 지배력이 상당한 만큼, 수입처 다변화 전략을 서두르지 않으면 생산라인의 정상가동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배터리 소재 3사는 광물 수입 물량이 줄어 배터리 기업의 수요를 맞추기 힘든 ‘최악의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가정해 시장 상황 모니터링과 선제적인 원자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중국이 배터리 소재에 쓰이는 원자재를 본격적으로 규제할 것에 대비해 한국배터리산업협회 등을 중심으로 국가적 대응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배터리 원재료 수출규제가 시작되면 공급부족으로 리튬 등의 가격이 올라 제품 판매가격이 상승 반전될 수 있다”며 “단, 전체적인 생산능력 감소로 제품 판매량이 줄어들 수 있어 향후 상황을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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