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간 중단된 새벽방송 1일 재개
고가 상품 편성 가능성 제기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롯데홈쇼핑이 6개월 동안 중단했던 새벽방송을 8월부로 재개한다. TV의존도가 높은 롯데홈쇼핑은 그간 새벽방송 중단으로 실적 타격을 맞았다. 롯데홈쇼핑은 상품 경쟁력과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이탈한 고객 회복을 되찾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홈쇼핑 업황이 부진해 롯데홈쇼핑의 자구안이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1일 롯데홈쇼핑은 이날부터 새벽방송을 재개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2월부터 6개월간 오전 2시부터 8시까지 새벽방송을 하지 못했다. 지난 2015년 롯데홈쇼핑이 재승인 심사를 받는 과정에서 임직원 배임 행위를 누락 보고하는 등 허위 사업 계획서를 냈다는 이유에서다.

홈쇼핑 새벽방송은 홈쇼핑의 핵심 타깃층인 중장년층 집중도가 높은 편이다. 지난해 기준 롯데홈쇼핑 방송 매출 비중은 57%에 달한다. TV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롯데홈쇼핑은 새벽방송 중단에 결국 실적 타격을 맞았다.

롯데홈쇼핑 실적 및 김재겸 대표. / 자료=롯데홈쇼핑, 표=김은실 디자이너
롯데홈쇼핑 실적 및 김재겸 대표. / 자료=롯데홈쇼핑, 표=김은실 디자이너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올 1분기 매출 2310억원, 영업이익 4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87.6%나 줄어든 규모다. 당시 롯데홈쇼핑은 롯데쇼핑IR 자료를 통해 “새벽방송 정지 영향에 따른 매출 총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올 1분기 새벽방송으로 TV매출은 14.2%, 이커머스는 7.2% 줄었다. 증권가에서는 롯데홈쇼핑이 2분기에도 새벽방송 정지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선은 롯데홈쇼핑 새 수장 김재겸 대표에게 쏠린다. 김 대표는 롯데홈쇼핑에서만 15년 넘게 근무한 ‘홈쇼핑 전문가’로 통한다. 김 대표가 새 수장에 오르자마자 새벽방송 중단으로 위기를 맞았던 만큼, 새벽방송이 다시 재개된 상황에서 김 대표가 개선된 실적을 낼 수 있을지 집중된다.

김 대표는 최근 롯데홈쇼핑 위기 극복을 위한 핵심 가치로 ‘기본기 강화’를 내세웠다. 김 대표는 “창사 이래 가장 힘겨운 시기이지만 지난 22년간 수많은 위기 상황에서도 롯데홈쇼핑 성장을 이끈 임직원들의 역량을 믿는다”며 기본기 강화와 핵심 집중을 강조했다. 힘든 때일수록 본질적인 경쟁력을 강화해 내실을 다지겠다는 의미다.

특히 롯데홈쇼핑은 상품에 초점을 맞췄다. 유통업의 본질은 상품에 있기 때문이다. 롯데홈쇼핑은 올해 국내외 식품, 리빙, 잡화 등 우수 브랜드를 소싱하고 상품 판매 채널 확대를 담당하는 상품R&D실을 신설했다. 해당 조직은 시장 조사와 트렌드 분석으로 신상품을 개발하며 MZ세대를 겨냥한 자체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이날부터 새벽방송이 재개됨에 따라 타깃과 시간대별 맞춤 상품을 집중적으로 편성할 계획”이라며 “오전 6시부터 8시까지 고연령대 시청비중이 높은 점을 반영해 건강식품, 운동기구 등을 집중적으로 편성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롯데홈쇼핑은 첫 콘텐츠로 코지마 마사지기를 방송했고 이후 AHC 화장품, 영양제와 같은 건강관리식품으로 편성했다.

아울러 롯데홈쇼핑은 인기 상품을 최대 90% 할인하는 ‘쇼핑 프라이스 위크’ 방송, 유료멤버십 ‘엘클럽’ 등으로 신규 고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 특히 홈쇼핑의 연령층을 확대하기 위해 MZ세대 유입 수단으로 유튜브 ‘내내스튜디오’, ‘덤덤’ 등 콘텐츠도 강화와 함께 자체 캐릭터 벨리곰과 같은 지적재산권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롯데홈쇼핑이 새벽방송 재개와 함께 고가 상품 편성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롯데홈쇼핑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매출과 영업익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가전·가구 등 고가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홈쇼핑 새벽방송은 재방송 편성이 주를 이뤄 생활용품보다는 가격대가 높은 제품을 편성하는 것이 실적을 끌어올리기 좋은 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은 2분기가 비수기여서 롯데홈쇼핑은 2분기에도 1분기와 비슷한 실적을 냈을 것”이라며 “새벽방송 재개에 맞춰 롯데홈쇼핑이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상품으로 편성해 상품 판매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홈쇼핑 업황 자체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 상품 경쟁력을 키우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며 “오늘 새벽방송으로 영양제와 같은 건강식품 등 단가가 높은 상품이 방송에 편성되기는 했으나 새벽방송 주 타깃층에 맞춘 것이지 일부러 고가로 편성한 것은 전혀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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