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발표, 삼성·현대·대우건설은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로 실적 호조 눈길
GS·HDC현산 어닝 쇼크···경기침체에 부실시공 영향으로 적자전환 및 영업익 급감

/ 표=김은실 디자이너
국내 주요 건설사의 2분기 실적 비교 / 표=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국내 기업의 실적발표가 한창인 가운데 대형 건설사의 2분기 실적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 대우건설은 호조세를 보인 반면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은 실적 악화로 울상을 짓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해외수주 정도가 실적 희비를 가르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고, 여기에 일부 건설사는 붕괴사고 리스크와 같은 악재로 곤두박질 치면서 어닝쇼크를 기록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깜짝 실적으로 실적개선을 이룬 건설사들의 공통점은 해외시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는 점이다.

현대건설은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223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7.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액도 7조1634억원으로 28.4% 늘어나며 덩치를 키우는데 성공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네옴 러닝터널과 파나마 메트로 3호선, 폴란드 올레핀 확장공사 등 해외 대형 공사가 본격화하고 앞서 수주한 주택건설 부문의 기성 매출이 순차적으로 반영되면서 내실도 챙기고 외형까지 키운 것이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이보다 더 놀랄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96.8%, 152% 증가한 것이다. 삼성물산은 공항과 LNG 등 국내외 주요 프로젝트가 공정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해외 설계·조달·시공(EPC) 신규 프로젝트 매출이 본격화된 점이 주효했다. 대우건설 역시 2021년 수주한 이라크 신항만, 침매터널, 알포연결도로 등 주요 해외 인프라 프로젝트 공정률이 중반에 진입하면서 매출과 이익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들 건설사는 해외 수주를 통해 이미 곳간도 두둑하게 쌓아뒀다. 수주액 증가세로만 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가장 두드러지는 성장세를 보였다. 삼성물산의 올해 상반기 신규 수주는 14조3720억원으로 올해 기존 목표치(13조8000억원)를 이미 초과 달성했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은 연간 수주 목표를 19조9000억원으로 높여 잡았다. 특히 해외 수주가 크게 증가했다. 삼성물산의 지난해 상반기 해외 수주는 3조4510억원이었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7조2760억원으로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대우건설 역시 상반기 해외 신규 수주액이 2조3054억원으로 연간 목표치인 1조8000억원을 초과 달성한 상태다. 대우건설도 올 상반기 국내 정비사업 수주 실적이 제로였다가 3분기 들어 마수걸이 수주를 할 정도로 주택부문에서는 일감 확보가 더뎠지만 해외 부문에서 만회했다.

현대건설도 국내 신규 수주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48.1% 줄었지만 사우디 아미랄 패키지 등 해외 대형 프로젝트를 따내면서 이미 올해 수주 목표의 70% 이상을 메우는 데 성공했다.

반면 국내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은 울상이다. HDC현산은 2분기 영업이익은 5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91.4% 감소했다.

GS건설은 2분기에 인천 검단 아파트 재시공에 따른 결산손실 5500억원을 반영하면서 분기 기준으로 9년 만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들은 사업 포트폴리오 비중이 높은 주택 시황이 좋지 않았던 영향도 있지만 붕괴사고 악재 때문이기도 한 것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두 회사는 수주액도 연간 목표치에 한참 못 미친다. GS건설은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신규 수주액이 전년보다 줄어들며 올해 연간 목표액의 39.2%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HDC현산 역시 올해 상반기 신규 수주액이 4129억원에 그치며 연간 목표액인 2조원의 20%가량 만을 채웠다.

증권가는 GS건설이 시공하는 현장에 대한 정부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회사가 공사하는 전국 83개 현장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 중이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검단 아파트 외 국토부의 조사 결과가 내달 발표를 앞두고 있어 추가 하방압력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 역시 “행정처분 등이 예고된 만큼 향후 신규 수주 활동과 실적 불확실성이 있다”며 “관련 결과 발표에 따라 실적 추정치를 변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