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2분기 조정 실적 매출 5126억원, 영업이익 307억원···전년 동기 대비 각각 2%, 34% 감소
반도체·배터리 소재 사업 확대 전략···2027년 목표 매출 4조2000억원
실리콘 음극재용 소재 실란(SiH4) 장기 공급계약 통한 본격적인 배터리 소재 사업 진출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OCI 실적 추이.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인적분할 이후 신사업 실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높았던 OCI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다만 실리콘 음극재용 특수소재를 중심으로 한 차세대 배터리 소재와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등 반도체 소재 사업 확장을 통해 3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6일 OCI는 올해 2분기 매출 3442억원, 영업이익은 173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공시했다. 2분기 잠정실적은 OCI가 인적분할된 후 지난 5~6월 동안 집계한 실적이다. 

비교 편의를 위해 계산한 2분기 추정 매출은 5126억원, 영업이익은 30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 영업이익은 34% 감소한 수치다.

모든 사업부가 지난해보다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베이지 케미칼 부문은 매출 2280억원, 영업이익 11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0% 쪼그라들었다. 신사업으로 꼽았던 반도체 소재 사업 시황이 부진하면서 이 같은 실적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카본케미칼 부문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각각 10.4%, 24% 감소했다. 판매량 감소, 제품 가격 하락 등 원인으로 실적이 다소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분할 후 반도체와 배터리 소재 등 신사업을 맡은 OCI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컸으나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발표에 주가가 소폭 하락하기도 했다. 이날 종가 기준 OCI 주가는 5.76% 하락한 13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OCI는 지난 5월 초 지주회사 OCI홀딩스와 첨단 화학소재 사업을 하는 신설법인 OCI로 인적 분할됐다. OCI는 체질개선을 통해 그간 주력으로 했던 전통 화학 사업 분야에서 벗어나 반도체·배터리 소재 등 신사업 추진을 담당한다. 

OCI 주가 추이.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OCI 최근 3개월 주가 추이.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다만 하반기부터는 그룹의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반도체·배터리 소재 사업이 성과를 낼 전망이다. OCI 측은 신사업 성장을 통해 오는 2027년 4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특히 차세대 배터리 소재 사업에 희망을 걸고 있다. 관련 계약도 따냈다. OCI는 영국의 넥세온과 실리콘 음극재용 소재 실란(SiH4)의 장기 공급계약을 맺으면서 본격적인 배터리 소재 사업 진출을 알렸다. 계약 기간은 2025년부터 5년이며, 초기 계약 규모는 약 700억 원(5500만 달러) 수준이다. 

증설 계획도 잡혔다. OCI는 군산공장 유휴용지를 활용해 연산 1000톤(t) 규모의 실리콘 음극재용 특수소재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완공 시점은 공급계약 기간을 맞추기 위해 2025년 상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OCI 관계자는 “공장 증설 계획 1000t 가운데 초기 계약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는 공개하기 어렵다”며 “넥세온의 요청에 따라 계약 규모가 증가하면 우선적으로 넥세온에 추가 납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음극재의 중간소재인 고연화점 피치(HSPP)도 새 먹거리로 자리잡을 예정이다. OCI는 포스코퓨처엠과 이차전지 음극재의 핵심소재인 고연화점 피치를 생산하기로 했다. 오는 10월부터 광양 공장에서 연산 1만5000t 규모의 고연화점 피치가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고연화점 피치는 흑연계 음극재 표면을 코팅하는 물질이다. 이차전지 충·방전 효율 향상과 더불어 배터리 수명 증가 효과를 낼 수 있다. 그간 국내에는 고연화점 피치 생산 업체가 없어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이외에도 OCI가 기존에 생산하던 가성소다가 주요 배터리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배터리업체들이 국내 전구체 공장 증설에 나서면서 제조 공정에서 필수로 쓰이는 가성소다 수요도 덩달아 증가했기 때문이다. OCI는 군산공장에서 11만t의 가성소다를 생산하고 있으며, 오는 2025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말레이시아에 연산 10만t 규모의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반도체 소재 사업은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공장 증설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내년 일본 도쿠야마와 1만1000t 규모의 반도체 폴리실리콘 합작법인을 세우고 2026년 상반기부터 말레이시아 현지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OCI는 반도체 소재 사업 매출 목표를 오는 2027년 1조1000억원으로 높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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