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해외실적 일제히 적자 기록···괄목할만한 성과 시현 '주목'
SW공급 및 개발이 주 사업 목적인 만큼 조기 흑자 기대 '난항'
현지 결제 인프라 구축 등 결제대행업무 금융사로 관련 사업 진행
당분간 신사업 추진 따른 인건비 등 비용 부담이 실적 가늠 변수로 작용

BC카드가 키르기스스탄에 카드결제 전문 합작법인을 설립하면서 중앙아시아 결제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BC카드가 키르기스스탄에 카드결제 전문 합작법인을 설립하면서 중앙아시아 결제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BC카드가 키르기스스탄에 카드결제 전문 합작 법인을 설립하면서 중앙아시아 시장 진출에 나섰다. 지난 1분기 부진했던 해외법인 실적을 만회하고 괄목할만한 성과를 시현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소프트웨어(SW) 공급 및 개발을 주 사업 목적으로 해외법인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당장 흑자 전환을 기대하기보다는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당분간은 신사업 추진에 따른 인건비 등 비용 부담이 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8월 BC카드는 부가통신사업자(VAN) 스마트로와 키르기스스탄 국영 결제 사업자 IPC(Interbank Processing Center)와 현지 수도 비슈케크에 카드 결제 프로세싱 전문 합작법인 'BC카드 키르기스스탄(BC CARD Kyrgyzstan, BCKG)'를 설립할 예정이다.

앞서 이들 3사는 지난 21일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주주간계약(SHA)에 최종 서명했다. BCKG의 총 자본금은 10억4400만 KGS(약 152억원)로 BC카드가 52.5%, IPC와 스마트로가 각각 30%, 17.5%의 지분을 나눠 갖는다. 

BCKG는 키르기스스탄 현지 유일의 전문 매입사로서 현지 당국으로부터 핵심 라이선스를 모두 획득하고 일원화된 결제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BC카드의 글로벌 결제 솔루션 'BAIS'를 활용해 현지에서 발생하는 카드 거래와 함께 QR, NFC 등 각종 간편 결제도 처리할 계획이다. 스마트로의 단말기와 앱 결제 기술력을 통해 가맹점별 맞춤형 결제 환경을 보급한다는 전략도 수립했다.

아울러 가맹점 모집·관리, 거래승인 중계, 전표매입, 정산 등 전문 매입사로서 제반 업무를 수행하며 전자상거래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온라인 PG(Payment Gateway) 서비스도 제공할 방침이다.

관건은 향후 실적이다. 지난 1분기 기준 BC카드의 해외법인은 일제히 적자를 기록한 상태다. BC카드 해외 진출 기반이 됐던 인도네시아 법인 'BC카드아시아퍼시픽(PT BCcard Asia Pacific, BCAP)'의 지난 1분기 영업손실만 4억8586억원에 육박했다. 전년 동기(1억8509만원) 대비 3억77억원 가량 악화됐다. 순손실도 8765만원에서 4억5755만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BC카드의 중국 법인 'BC카드과학기술(상해)유한공사(BCCN)'의 지난 1분기 영업손실은 8186만원, 순손실은 8123만원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해 1분기 중국 법인 영업손실과 순손실이 각각 3772만원, 3746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적자 규모가 심화됐다.

베트남 법인도 적자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베트남 법인 'BCcard Vietnam ltd(BCVN)'의 지난 1분기 영업손실은 2억2290만원, 순손실은 1억8922만원을 기록했다.

아직 대규모 수준의 부실이 발생한 것도 아니고 적자액 자체가 큰 액수는 아니지만 카드사 중 유일하게 적자로 전환된 곳이 BC카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BC카드의 경우 지난 1분기 전체 순손실만 1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순익이 428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04.21% 순익이 감소했다.

하반기 실적 만회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시장 일각에서는 BC카드만의 해외사업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BC카드는 SW공급 및 개발을 주 사업 목적으로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현지 결제 인프라를 고도화하고 국가 간 결제망을 연결하며 디지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결제대행업무 금융사로서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다른 카드사들이 대부분 소액 대출이나 할부금융에 진출하는 것과 달리 사업구조가 다르다는 설명이다. BC카드 인도네시아 법인은 결제 소프트웨어를 개발, 공급하고 있고 베트남 법인도 결제 단말기와 결제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고 있다. BC카드 관계자는 "아직 적자를 기록 중이지만 소프트웨어 공급과 개발 사업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당장의 수익을 좇기보다는 투자를 통해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이를 기반으로 아시아의 금융 허브로 발돋움하겠다"고 말했다.

수익 부문에 있어 중장기적 관점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인건비 등의 개발비용 부담이 향후 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최대 고객사로 꼽혔던 우리카드가 이달 내 단독 결제망 시스템을 출범하면서 향후 BC카드 수익 기반이 크게 흔들릴 수 밖에 없다"며 "수익 구조 다각화가 시급한데 해외 진출 사업도 조기 수익으로 연결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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