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화수소 생산량, 2023년 4만4700t→2026년 10만여t
수요 창출 시급한 SK E&S·효성重···수소버스·지게차·화물차까지 사용처 확대
인프라 구축도 과제···"입지선정·주민여론 수렴 등 충전소 구축에 넘어야 할 산 많아"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SK E&S, 효성중공업 등 국내 기업들이 올해 하반기부터 4만5000여톤(t)에 이르는 액화수소를 생산·유통하며 수소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오는 2026년까지 국내에서 생산되는 액화수소는 최소 10만t에 이를 것으로 관측돼 액화수소 플랜트를 운용하는 기업들은 수요 창출 방안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서 가동이 예정된 액화수소 플랜트는 총 3곳이다. SK E&S는 올해 11월 인천 액화수소 플랜트 가동을 시작한다. 연산 3만t 규모의 액화수소를 생산하는 이 공장은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액화수소 생산시설이다. 

효성중공업과 가스 전문기업 린데의 합작사 린데수소에너지는 효성화학 용연공장에 연산 1만3000t 규모의 플랜트를 짓고 12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두산에너빌리티도 양사에 비하면 작은 규모지만 연 1700t을 생산하는 플랜트를 창원에서 가동한다. 

액화수소는 기체수소 대비 저장 능력이 뛰어나 차세대 수소 운송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소를 기체에서 액체로 바꾸면 부피를 800분의 1로 줄일 수 있어 기체수소보다 많은 양을 운송할 수 있다. 부피가 작아 충전소 부지 면적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문제는 4만4700t에 이르는 액화수소의 수요처 확보다. 업계에 따르면 SK E&S, 효성중공업 등 국내 액화수소 플랜트 업체들은 아직 생산량 전부를 충족할 공급처를 만나지 못한 상황이다. 

액화수소 업체들이 기대를 걸고 있는 분야는 수소버스 등 상용차다. 수소 승용차는 판매 내림세를 이어가는 반면, 수소버스 시장은 정부 정책 등으로 매년 성장세를 보여서다. 

지자체도 수소버스 도입을 늘리고 있다. 지난달 서울시는 2030년까지 시내에 출입하는 모든 내연기관 공항버스를 수소버스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말까지 수소버스 27대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부산시도 현재 운용 중인 수소버스 36대에 더해 70여 대의 수소버스를 올해 안에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왼쪽부터) 기송 한국복합물류 대표이사, 최갑주 CJ대한통운 P&D그룹장, 이황균 SK플러그하이버스 대표이사, 권형균 SK E&S 수소부문장(부사장)이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수소 기반 친환경 물류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SK E&S
(왼쪽부터) 기송 한국복합물류 대표이사, 최갑주 CJ대한통운 P&D그룹장, 이황균 SK플러그하이버스 대표이사, 권형균 SK E&S 수소부문장(부사장)이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수소 기반 친환경 물류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SK E&S

액화수소 생산업체들은 수소버스에 활용되는 액화수소 뿐만 아니라 산업용 액화수소 수요 확보를 위해 여러 기업과 활용처를 모색 중이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액화수소 플랜트 건립과 함께 충전소 건립을 추진 중”이라며 “추진하고 있는 충전소에 액화수소를 공급하고 일부는 산업용으로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 E&S는 수소 지게차와 화물차에 액화수소를 공급하기로 했다. CJ대한통운과 액화수소 기반의 ‘친환경 수소 물류단지’를 조성하고 이곳에서 운행하는 수소 지게차·화물차의 액화수소 공급과 충전을 담당한다는 계획이다. 

SK E&S 관계자는 “올해 말 액화수소 플랜트 상업가동 시점까지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액화수소를 차질 없이 공급해 국내 수소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인프라 구축도 숙제다. 환경부와 업계에 따르면 현재 운용 중인 액화수소 충전소는 전국에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SK E&S는 2025년까지 100개, 효성중공업은 중장기적으로 120여개의 액화수소 충전소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지만 갈 길이 멀다.

업계는 올해가 액화수소 생산의 원년인 만큼 충전소를 비롯한 인프라 구축에 대한 정부 지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부도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2030년까지 액화수소 충전소 70곳에 대해 설치비의 70%를 지원하기로 했다. 

다만 입지선정 및 주민여론 수렴 등 장애물이 있어 인프라 구축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액화수소 충전소 구축사업 공모를 통해 약 40개소에 대해 지원하기로 했고 올해 8개소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40개소에 대한 구축 목표 시점은 내년 말이지만 주민여론 수렴 절차 등으로 (목표 달성을) 장담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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