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집값 하락폭 축소··급락 우려 해소, 상승 기대감 커져
전셋값 낙폭도 둔화···전세 대책 발표 이후 역전세 리스크 다소 완화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전국적으로 주택 매수 심리가 살아나는 분위기다. 전국적으로 집값 하락세가 둔화되고, 상승 전환한 곳도 등장했다. 집값 급락에 대한 불안감이 감소하면서 상승 기대감도 커질 전망이다. 다만 급매물 소진으로 향후 주택 매매 거래 증가세는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2일 KB부동산이 이달 발표한 ‘KB 부동산시장 리뷰’를 살펴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0.25% 떨어졌다. 전월(-0.58%) 대비 하락폭이 절반 이하로 축소됐다. 5월 수도권을 중심으로 나타났던 하락 둔화세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시세 총액 상위 50개 아파트(KB선도아파트50)는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승폭도 전월 대비 확대(5월 0.10%→6월 0.82%) 됐다.

/ 자료=KB부동산

서울은 가격이 전월 대비 0.18% 떨어지며 전국에서 하락폭이 가장 작았다. 급격하게 내리막길을 걷던 경기·대전·대구 등도 낙폭이 크게 둔화됐다. 기타 지방은 0.2% 내외로 하락했고, 세종은 약 1년 반 만에 보합으로 전환했다.

하반기는 상반기에 비해 가격 하락폭이 더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주택 매개가격은 2021년 상반기 최고 상승률(7.2%)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세로 전환됐다. 올해 상반기엔 4.5% 하락했지만 2월 이후 하락폭이 크게 둔화되면서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격 급락에 대한 불안감이 감소하면서 매매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서울 강남(101.4)과 경기(101.1)의 주택 매매가격전망지수는 약 20개월 만에 ‘상승 전망’으로 전환했다. 강민석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팀장은 “최근 전국 매매가격 하락폭이 크게 둔화되면서 주택 경기 경착륙에 대한 우려는 잦아들었다”며 “전국적으로 주택 매매가격전망지수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하반기엔 상반기에 비해 가격이 천천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자료=KB부동산

다만 주택 수요 회복세에도 향후 주택 거래 증가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주택 매매 거래량은 5월 기준 5만5176호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 평균 대비 38% 증가한 것이다. 수도권(51%)이 비수도권(19%)보다 거래량 회복 속도가 빨랐다. 주택 매매 거래량은 과거 10년 평균(7만9000호) 대비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증가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전세 시장도 가격 하락폭이 둔화됐다. 지난달 전세가격은 5월 대비 0.22% 하락했다. 이는 1월(-1.98%) 대비 9분의 1 수준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연초 대비 하락폭이 크게 둔화됐고, 최장 기간(19개월) 하락세를 보인 세종은 주요 지역 중 가장 작은 낙폭을 기록했다. 

전세 대책 여파로 역전세 리스크는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역전세와 전세사기 등 임대차시장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보증금 차액 반환 목적의 대출에 한해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전세사기 피해자를 대상으로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강 팀장은 “전세자금대출 금리 인하로 월세로 옮겨간 수요가 다시 전세로 전환하면서 전세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전세가격 상승과 보증금 차액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는 역전세 리스크 감소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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