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사전협상제도에 추가 용적률 인센티브 신설
330% 포인트 추가 시 1130%까지 높아져
맞은편 진흥아파트 신톡기획 확정, 50층 주상복합으로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서울 강남권 마지막 노른자 땅으로 불리는 서초동 롯데 칠성부지에 초고층 개발 길이 열린 모양새다. 서울시가 디자인 혁신·친환경·관광숙박시설 용도의 건축물을 지으면 용적률을 최대 1130%까지 완화해주기로 하면서다. 사업성이 높아지는 만큼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앞으로 서울에서 사전협상제도를 통해 건물을 지으면 법정 상한의 최대 330% 포인트까지 추가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사전협상제도는 민간 사업자가 5000㎡ 이상 부지를 개발할 때 용도지역 상향 등으로 사업성을 높여주는 대신 개발이익 일부(늘어난 용적률의 60%)를 공공기여로 확보하기 위해 민간과 공공이 사전에 협의하는 제도다.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롯데칠성 부지 / 사진=연합뉴스

사전협상제도는 그동안 도시계획조례에서 정한 상한 용적률 범위 내에서만 운영돼왔다. 상업지역 기준 용적률 800%까지만 받을 수 있었다. 상대적으로 많은 공사비가 소요되는 혁신적인 건축 디자인과 친환경 인증 등 정책적인 활성화가 필요한 사항을 유도하려 해도 상한 용적률 인센티브가 없어 추진에 어려움이 있었다.

서울시는 사전협상제도에 ▲건축 혁신(110%) ▲탄소제로(60%) ▲관광숙박(160%) 인센티브 등 3종의 인센티브 항목을 신설했다. 특히 중복 적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3개 항목을 모두 적용하면 용적률은 최대 330% 포인트 완화된다. 상업지역의 경우 용적률을 1130%까지 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앞으로 사전 협상을 추진하는 사업지부터 이를 적용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이번 인센티브 신설로 방치돼 있던 서울 금싸라기 부지 개발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눈길을 끄는 곳은 강남역 인근 롯데칠성 부지다. 롯데그룹이 보유한 해당 부지는 4만2312㎡로 인근 삼성타운(2만4000㎡)의 두 배 규모다. 땅값만 2조6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현재 롯데칠성음료 물류창고와 롯데렌터카 차량정비공장으로 쓰이고 있다. 이곳은 원자재값 인상과 물가 상승 등으로 사업이 멈춰 서 있다.

/ 그래픽=시사저널e

롯데칠성 부지는 지난해 3월 사전협상대상지로 선정됐다. 사전협상제도를 통해 제3종주거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종상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세 가지 인센티브를 모두 충족하면 용적률이 1130%까지 오른다. 높이 250m 이상 건물을 세울 수 있게 된다. 허용된 최고 높이까지 건물을 올린다면 테헤란로와 서초대로를 포함한 강남업무단지 일대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될 전망이다.

롯데칠성 부지 개발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서초대로 일대도 개발 기대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5월 서초로 지구단위계획 구역 변경안이 확정되면서 개발 밑그림이 그려진 상태다. 서초로 지구단위계획 구역은 서초역에서부터 교대역을 거쳐 강남역에 이르는 서초대로 일대 59만6277㎡에 해당한다. 롯데칠성 부지와 함께 진흥아파트, 라이온미싱 부지, 코오롱 부지, 삼성 부지 등을 포함됐다.

진흥아파트는 지난 14일 재건축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됐다. 용도지역이 제3종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상향돼 50층 높이의 주상복합이 들어설 예정이다. 코오롱 부지도 서울시와 사전협상을 마무리 짓고 30층 높이의 오피스 착공을 앞두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랜 기간 속도를 내지 못했던 서초대로 일대 개발 퍼즐이 하나둘 맞춰지는 모양새다”며 “강남역 인근에 남은 잠실운동장 네 배 규모 미개발지인 만큼 개발 이후엔 서울 동남권의 랜드마크로 떠오를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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