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2018년부터 26개 스타트업사에 지분 투자
주류 사업과 관련 없는 스타트업에도 투자 나서 눈길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주류 회사 하이트진로가 스타트업 시장에서 전략적 투자자로 저변을 넓히고 있다. 기업투자조직을 키워 본업인 주류사업 외에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최근 5년간 스타트업 기업들에 지분 투자를 하고 있다. 통상 기업들은 자사 사업과 관련 깊은 스타트업에 투자하지만, 하이트진로는 주류 사업과 큰 연관이 없는 스타트업에도 지분을 투자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하이트진로가 지분 투자한 스타트업들. / 자료=하이트진로, 표=정승아 디자이너
하이트진로가 지분 투자한 스타트업들. / 자료=하이트진로, 표=정승아 디자이너

하이트진로는 회사 발전과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지난 2016년 창설한 신사업개발팀을 통해 투자를 시작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2018년 스타트업 1개에 투자를 단행했고 ▲2020년 5개 ▲2021년 8개 ▲2022년 5개 ▲2023년 7개 등 총 26개사에 지분을 투자했다.

하이트진로가 본격적으로 스타트업에 투자한 것은 2020년부터다. 하이트진로는 2018년 더 벤처스에 투자한 이후 디자인·클라우드 기반 WMS·피트니스·스마트팜·IP·메타버스·젤네일 등 주류와 관련 없는 기업들에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현재 하이트진로가 투자한 기업들은 초기 투자에 불과해 회사별 평균 투자금액은 5억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에서도 하이트진로가 지분을 투자한 스타트업 디캔트와 UUUUU(유유유유유)는 중소벤처기업부 팁스(TIPS: 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에 추천해 선정됐다. 팁스는 중기부가 주관하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이로써 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의 스타트업 투자가 본격적인 육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또 지난달 3일 하이트진로는 김인규 대표이사, 스타트업 10개사(농식품 분야 6개사, 수산 분야 4개사), 투자사가 참여한 가운데 데모데이를 개최했다. 데모데이는 스타트업이 사업모델을 투자자에게 공개하는 행사다.

해당 데모데이는 농식품·수산 펀드를 보유한 투자기관과의 회의도 진행돼 투자 유치 기회가 주어졌다. 투자 적절 기업은 검증을 통해 최종 투자 또는 팁스 연계도 이뤄진다.

특히 하이트진로가 발굴한 푸드테크 스타트업 ‘놀이터 컴퍼니’는 자사와 시너지가 있다고 판단해 인수합병에 나선 바 있다. 놀이터컴퍼니는 파트너사의 PB,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상품의 디자인과 브랜딩까지 원스톱 퍼블리싱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쿠팡 등과 협력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허재균 하이트진로 신사업개발팀 상무는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다양한 스타트업 발굴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가 스타트업 업계에 투자하는 이유는 비주류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 유망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코로나19 이후 침체돼 있는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다. 하이트진로가 투자한 기업들은 하이트진로의 인프라를 적극 지원해 양사가 시너지를 도모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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