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감소세 완화에 소비심리 회복세

천소라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이 지난 1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상반기 KDI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규철 경제전망실장. / 사진=연합뉴스
천소라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이 지난달 1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상반기 KDI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규철 경제전망실장.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한국 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 저점을 시사하는 지표가 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조만간 경기가 저점을 지나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11일 KDI는 ‘2023년 6월 경제 동향’을 발간하며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부진한 상황이나 경기 저점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KDI는 올해 1월과 2월 각각 ‘경기 둔화가 가시화’, ‘경기둔화가 심화했다’고 평가한 후 3월부터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표현했다. 이후 지난달엔 ‘내수 부진 완화에 힘입어 급격한 하강세는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으며, 이달에는 이보다 한 발 나아가 부진이 완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저점 부근에 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KDI는 경기 저점 부근이라 판단하는 근거로 반도체 수출 감소세 완화, 소비 심리지수 회복세, 소비자물가 상승세 둔화 등을 꼽았다. 수출이 전반적으로 줄었지만, 반도체와 대(對)중국 수출 감소폭이 축소되며 경기 하락이 멈췄고 소비심리와 물가도 양호하다는 평가다.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 3월 전년대비 34.5% 감소했고, 4월 41%까지 줄어들며 감소폭이 커졌으나, 지난달엔 36.2%로 감소폭이 다소 둔화했다.

대 중국 수출은 3월 33.1%, 4월 26.5%, 5월 20.8% 등으로 감소폭이 줄어드는 추세다.

소비자 경제 인식과 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지난 5월 98을 기록하며 지난 3월 이후 완만한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4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전월대비 2.3% 감소하며 증가세가 다소 둔화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지난 4월 전년대비 3.1% 늘었으나 지난 3월(6.2%)에 비해 증가폭은 줄었다.

설비투자는 지난 4월 반도체와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전년대비 4.4% 증가율을 기록하며 전월대비 증가폭이 커졌다. KDI는 설비투자에 대해 “투자 수요가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건설투자의 경우 건축 부문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으나, 향후 증가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5월 건설기성은 12.2% 증가율을 기록하며 전월(12%)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건설 수주는 주택을 중심으로 전월(-40.1%)에 이어 50.6% 감소했다.

5월 소비자물가의 전년대비 상승률은 전월(3.7%)보다 0.4%포인트 내린 3.3%를 기록했다. KDI는 “소비자물가는 공급측 물가상승 압력이 완화하는 가운데 기저효과가 반영되면서 상승세 둔화 흐름이 지속됐다”고 평가했다.

금융시장은 통화긴축 장기화에 대한 기대로 시장금리가 올랐지만, 단기자금시장을 비롯한 시장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택 시장은 매매 및 전세가격 하락세가 둔화했지만, 주택착공과 아파트 분양 물량이 감소하면서 부진이 지속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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