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나신평, 등급 전망 ‘부정적→안정적’으로 조정
메리츠증권은 최근 중립에서 매수로 투자의견 상향
“관객 회복으로 실적 증대 기대”···CB 물량 부담 여전 평가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리오프닝(경기 재개) 수혜주로 조명받았던 CJ CGV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신용평가사와 증권사에서 긍정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영화관람 수요 회복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신용평가사는 장기 등급 전망을 상향했고 증권가에서는 투자 의견을 높여 잡은 사례가 나온 것이다. 다만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부담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상승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CJ CGV는 전날 대비 1.33% 상승한 1만5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올해 초 대비 10% 하락한 것으로 코스피가 올 들어 16%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부진한 주가 흐름이다. CJ CGV는 지난해 5월만 하더라도 코로나19 리오프닝 수혜주로 꼽히며 최대 2만8900원에 거래되기도 한 종목이었다.

그래프=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프=정승아 디자이너.

CJ CGV의 약세는 예상보다 부진했던 영화관 수요와 재무 리스크 탓으로 풀이된다. 영화관을 찾는 관람객이 크게 늘 것이라는 기대감과는 달리 지난 1분기 말 기준 국내 누적 관객 수는 2515만명으로 코로나19 팬데믹(대확산) 이전인 2019년 1분기의 46% 수준에 그쳤다. 이와 함께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912.0%, 순차입금 의존도는 66.2%로 재무 부담이 여전하다는 점이 투심을 약화 시켰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CJ CGV를 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들이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한국신용평가는 전날 보고서를 통해 CJ CGV의 무보증사채(A-)와 신종자본증권(BBB+) 등급 전망을 기존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각각 변경했다. 나이스신용평가 역시 같은 날 CJ CGV의 장기신용등급(A-) 전망을 기존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CJ CGV의 상황이 나아져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이 증가했다고 본 것이다. 한국신용평가는 국내외 주요 기대작들의 순차적 개봉에 힘입어 영화관람 수요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 관람료 인상과 인건비 절감으로 손익분기(BEP) 관람객 수가 코로나19 이전 대비 70% 이하로 추정돼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점, 2021년 합병한 CJ올리브네트웍스가 수익구조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이에 따라 재무 구조 개선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과거 대비 설비투자(CAPEX) 부담이 줄어들고 현금 창출 능력의 회복세가 지속할 것”이라며 “모회사 CJ가 유상증자 참여, 신종자본대여, 대여금 일부에 대한 출자 전환 등으로 지원을 지속하고 있고 추가 지원 가능성도 존재해 재무 부담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도 CJ CGV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보고서가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메리츠증권은 지난달 말 발간한 보고서에서 CJ CGV의 투자의견은 종전 ‘Hold’(보유)에서 ‘Buy’(매수)로 상향했다. ‘범죄도시3’, ‘오펜하이머’, ‘1947보스톤 등 주요작품 개봉에 국내외 박스 오피스 회복이 전망돼 하반기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실제 범죄도시3의 경우 개봉 7일째 600만관객을 돌파하며 흥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오버행 우려가 상존한다는 점에서 주가 상승이 제한될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CJ CGV의 미상환 전환사채(CB) 규모만 6213억원이다. 전환가능 주식 수로는 2649만6210주로 이는 기발행 주식 총수 대비 65%에 육박한다. 이 중 2219억원어치의 CB(2021년 발행)의 전환가는 2만6600원이며 3993억원어치의 CB(2022년 발행) 전환가는 2만2000원으로 현재가 보다 높은 상황이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개선세는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되기는 하나 아직까지는 재무 리스크와 오버행 우려가 남아있는 상태”라며 “주가가 CB 물량 부담을 소화해가며 상승하기 위해서는 결국은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이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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