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220억원 횡령·배임’ 등 혐의 공판준비기일서 검사 발언
우암건설과 부당거래 의혹 조만간 결론···조현범·장선우 인맥관계 의심
9월 구속기간 만료···법원, 석방 또는 추가 영장 발부 여부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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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220억원대 횡령·배임, 계열사 부당지원 등 혐의로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을 구속기소 한 검찰이 이달 안으로 조 회장을 추가기소 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조현범 회장이 우암건설과 부당거래를 통해 뒷돈을 챙긴 혐의 등을 수사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소정수 부부장검사(사법연수원 36기)는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 회장의 특경법상 횡령·배임, 공정거래법 위반 등 혐의 세 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6월에 피고인을 추가기소한다”고 말했다.

재판 장기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재판부가 피고인 구속만기를 언급하자 나온 답변이다. 지난 3월27일 구속기소된 조 회장은 오는 9월 구속이 만료된다. 1심에서의 구속기간은 2차의 갱신을 통해 공소제기시부터 최장 6개월이다.

영장은 기존 공소사실에 대해 발부된 것이므로 구금 기간을 늘이기 위해서는 추가기소 건에 대해 다시 영장이 발부돼야 한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구속피고인에 대한 1심 재판이 6개월이 지났다면 재판부는 석방을 명령하거나 추가된 범죄사실로 추가 영장 발부를 검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같은 피고인에 대한 별건의 형사사건은 병합을 통해 같은 재판부에 배당된다.

이날 조 회장의 변호인은 지난 준비기일에 이어 검찰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영치받은 자료를 형사사건의 증거로 사용하는 것은 위법이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이 물적증거들은 공정위의 한국타이어에 대한 현장조사 과정에서 취득된 것들이다.

변호인은 증거물의 내용에 대해서도 “어떤 의미로 누가 작성하고, 어디까지 보고 및 의사결정이 진행된 문건인지 확인할 수 없는 자료들이 있다”며 “위험을 최소화하거나 숙려적 차원에서 만들어졌을 수 있는 문건이 위법성을 인식했다는 증거로 활용되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증거수집 절차 자체가 적법하게 이뤄졌다면 해당 증거들에 대해서는 이와 같은 자료가 존재한다는 취지로 저희가 조사를 진행하겠다”면서 “추후 회사 직원들이 증인으로 나올 경우 관련 내용을 제시하며 이와 같은 검토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확인하면서 진술증거에 준하는 것으로 확인하면서 조사를 마치겠다”고 정리했다.

조 회장에 대한 본격적인 재판은 6월 14일 시작된다. 인정신문절차와 검찰의 공소사실 요지 진술, PT를 통한 공소사실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있을 예정이다. 같은 날 오후에는 변호인 측이 반박 PT를 진행한다.

조 회장은 2011년 타이어몰드회사 MKT 인수 과정에 자신의 지분을 임의 반영(지분 끼워넣기)한 후 2011년 11월~2017년 12월 MKT로부터 875억 원 규모의 타이어몰드를 비싼가격에 구매하는 방식으로 MTK에 131억 원 상당의 이익을 주고 한국타이어에 같은 금액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경가법상 배임)를 받는다.

또 현대자동차 협력사 리한의 경영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 업체 대표와의 개인적 친분을 앞세워 별다른 담보 없이 MKT 자금 50억 원을 빌려줘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한국타이어 법인카드 사적 사용 등 회사 자금 20억여원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

검찰은 조 회장이 장선우 극동유화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우암건설에 일감을 몰아주고 ‘뒷돈’을 받았다는 의혹도 수사 중이다.

우암건설은 장 대표가 지난 2010년 설립한 기업이다. 2013년 한국타이어 헝가리 공장 3차 증설 공사와 2014년 한국타이어 연구개발센터인 ‘한국타이어 테크노돔’ 공사 등을 연이어 수주하며 단기간에 사세를 확대했다. 당시 도급 순위 2000위권에 불과했던 우암건설이 이 같은 대형 공사를 따내는 데 조 회장의 영향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조 회장과 장 대표의 오랜 인맥관계를 그 배경으로 보고 있다. 두 사람은 2008년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코스닥 상장사인 앤디코프 유상증자에 참여한 뒤 시세 차익을 얻은 혐의로 나란히 검찰 수사를 받기도 했다.

검찰은 장 대표의 형 장인우 고진모터스 대표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조 회장과 사업적 의존 관계에 있는 장인우 대표가 조 회장에게 사업상 편의를 받고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의 수입차를 조 회장 측에게 건넨 것으로 의심한다. 검찰은 장인우 대표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배임증재 혐의가 적용된다고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조 회장이 회삿돈으로 수억원대에 달하는 수퍼카를 구입한 혐의를 조사하면서 고진모터스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이밖에 검찰은 조 회장이 2017~2022년 장인우 대표와 판사 출신 김앤장 소속 A변호사에게 한국타이어 법인카드 4장을 지급해 사용하도록 한 것과 관련, 두 사람에 대한 입건 여부도 검토 중이다. 두 사람은 이 카드로 총 3억4245만원을 결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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