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수요 적은 모델까지 출시 가능성 열어두며 프리미엄 이미지 강화
현대차, 포니 쿠페 등 과거 모델로 브랜드 역사 강조···N비전74로 디자인 계승
글로벌 선두 기업 되기 위해 가치 높이기 필요···수익 제고 측면에서도 유리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현대자동차가 기업 가치 높이기에 몰두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다양한 라인업을 확대하며 프리미엄 브랜드로 위상을 높이고 있으며, 모체인 현대차는 포니 등 과거 모델을 부각하며 역사를 강조하고 있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선방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자리매김할지 관심이 모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올해 하반기 제네시스 GV80 쿠페 모델이 출시될 전망이다. 제네시스는 지난 4월 뉴욕 제네시스 하우스에서 GV80 쿠페 콘셉트를 공개한 바 있다. 쿠페형 디자인은 기존 GV80보다 차량 후면부가 매끈하게 떨어지는 모델이다. 트렁크 및 2열 실내 공간은 기본형 모델보다 좁아질 수 있지만 유려한 디자인이 장점이다. 
 
GV80 쿠페를 출시와 관련해선 수익 확대 외 ‘브랜드 가치 제고’가 주요 목적으로 지목된다. 제조업에서 수익 확대를 위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소품종 대량생산이다. 일반적인 양산형 브랜드와 달리 모델 라인업을 다양하게 확대할 경우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인식을 줄 수 있다.

GV80 쿠페 콘셉트. 후면부가 좀 더 매끄럽게 떨어진다. / 사진=제네시스
GV80 쿠페 콘셉트. 후면부가 좀 더 매끄럽게 떨어진다. / 사진=제네시스

GV80 쿠페의 연간 생산 목표는 5000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GV80 기본형 모델의 연간 생산량 6만5000대에 비교했을 때 적은 양이다. 수익 확대를 목적으로 했다고 보기엔 연간 생산량이 많지 않다. 

앞서 제네시스는 지난해 G70 슈팅브레이크를 출시했다. G70 슈팅브레이크는 왜건형 모델로 국내선 수요가 많지 않다. 그럼에도 G70 슈팅브레이크를 출시한 것은 제네시스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G70 슈팅브레이크는 지난해 6월 출시 이후 803대 판매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포르쉐의 경우 한 가지 모델 내에서도 카브리올레, 크로스투리스모 등 다양한 모델이 출시된다”며 “제조사 입장에선 수요가 높은 모델 위주로 대량 생산하는 편이 수익을 높이기에 유리하지만, 이러한 방식으론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제네시스는 GV80 쿠페 외 ▲제네시스 엑스 ▲제네시스 엑스 스피디움 쿠페 ▲제네시스 엑스 컨버터블 등 콘셉트 모델도 선보인 바 있다. 향후 수요가 낮은 모델까지 다양하게 출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제네시스 X 컨버터블 콘셉트. 지난해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공개됐다. / 사진=제네시스
제네시스 X 컨버터블 콘셉트. 지난해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공개됐다. / 사진=제네시스

현대차는 최근 지속해서 브랜드 역사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의 초기 모델인 ‘포니’가 자주 언급된다. 지난달 이탈리아에서 열린 ‘현대 리유니온’ 행사에선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모델이 공개됐다. 포니 쿠페 콘셉트는 지난 1974년 공개된 모델이다. 

고성능 수소 전기차 ‘N비전74’를 공개하면서도 포니 쿠페가 언급됐다. N비전74의 디자인이 포니 쿠페 디자인으로부터 영감받아 제작됐다.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이르러서도 과거의 모델의 역사를 잇겠다는 현대차의 의지가 엿보인다. 

포니 쿠페 콘셉트 디자인을 참고해 제작된 고성능 수소 전기차 N비전74 / 사진=현대자동차
포니 쿠페 콘셉트 디자인을 참고해 제작된 고성능 수소 전기차 N비전74 / 사진=현대자동차

브랜드 역사를 강조하는 것 역시 기업 가치 높이기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그간 현대차는 독일 등 유럽 브랜드에 비해서 역사가 짧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초기 모델인 포니를 조명할 경우 50년이 넘는 현대차의 역사가 강조될 수 있다. 

제네시스와 현대차의 기업 가치 높이기는 향후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작업이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완성차 판매량 3위까지 올랐다. 토요타, 폭스바겐 그룹 다음이다. 일류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제네시스와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존재와 함께 브랜드 역사가 중요하다. 

또 수익 제고 측면에서도 기업 가치 높이기는 의미가 있다. 최근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제값 받기’를 통해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반도체 수급난이 이어지며 수요대비 공급이 부족했기 때문인데,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다면 이후에도 할인 폭을 낮추고 제값에 차량을 판매하며 수익을 높일 수 있다. 

이 외 전기차 판매와 관련해서도 브랜드 이미지 제고는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선두주자 테슬라는 저가 공세를 펼치며 후발주자를 견제하고 있다. 테슬라와 전면전으로 저가 경쟁을 펼치기 어려운 상황에서, 브랜드 위상이 높아진다면 비교적 높은 가격에도 차량을 판매하기에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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