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금융투자, 실적장세 가능성에 코스피 3000선 제시
보수적 전망 내놨던 삼성증권도 코스피 밴드 상단 상향
경기 침체 및 실적 우려에 상방 제한됐다는 의견도 나와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하반기 증시 전망 보고서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증시 긍정론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어 주목된다. 올해 하반기 실적 장세에 따른 증시 상승세에 코스피가 3000선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선 경기 침체 리스크에 코스피의 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다소 보수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증시를 두고 가장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증권사는 DB금융투자였다. DB금융투자는 최근 ‘2023년 하반기 주식시장 전망-오르다 3000’을 통해 올해 하반기 코스피가 3000선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3000선 돌파 의견은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낸 증권사 중에서 유일했다.

표=김은실 디자이너.
표=김은실 디자이너.

DB금융투자는 올해 하반기 장단기 금리차 확대에 따른 금융장세와 펀더멘털 개선에 따른 실적장세가 함께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금융장세와 관련해선 인플레이션 우려가 해소되는 시점이라는 점을 주목했다. 역사적으로 ‘비용인상(Cost Push) 인플레이션의 마찰 해소→기준금리 인하 여지 발생→장단기 금리차 확대→주식시장은 마찰적 요인의 해소를 반영해 상승’해왔다는 의견이다.

펀더멘털 개선과 관련해서는 올해 하반기 ‘물가상승률 하락→화폐당 구매력 제고→소비의 향상→펀더멘털의 개선’이 진행될 수 있다고 봤다. 결과적으로 경기 모멘텀과 기업 실적 컨센서스의 개선으로 이어져 올해 하반기 실적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따라서 DB금융투자는 올해 하반기 증시가 의외의 강세장이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

KB증권도 올해 하반기 증시를 긍정적으로 본 증권사다. KB증권은 올해 하반기 코스피 예상 상단을 2920으로 제시했다. KB증권 역시 경기 침체 논란보다는 실적장세로 옮아가고 있다는 점을 주요 근거로 삼았다. 서비스 중심의 미국경제가 둔화해도 제조업의 반등으로 글로벌 경기는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좋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KB증권은 제조업 비중이 높은 한국의 실적 회복 가능성은 높다고 평가했다. 

기존 하반기 증시를 보수적으로 봤던 삼성증권도 시각을 일부 바꾸는 모습이다. 삼성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코스피 밴드를 2200~2600에서 2350~2750으로 상향 조정했다. 당초 삼성증권은 지난해 하락폭을 되돌릴 이른바 ‘갭(Gap) 메우기’ 요인들이 전개되며 박스권에 놓일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이날 보고서에서 시장과 미국 연방준비제도 사이의 장래 정책금리 경로를 둘러싼 극단적 괴리가 빠르게 축소됐다며 코스피 상단을 높였다.

이밖에 메리츠증권은 자본조달 비용의 정상화를 근거로 코스피 밴드를 2500~2900으로 설정하며 증시 상단을 열어뒀다. 한국투자증권은 통화정책과 기업실적 변화에 따라 횡보와 상승을 반복하는 계단식 오름세를 예상한다며 2400~2800을 제시했다. 

반대로 올해 하반기 증시를 보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SK증권은 이달 초 ‘2% 아쉬울 때’라는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코스피 예상 밴드를 2300-2650으로 제시했다. 긴축 영향 누적으로 인해 미국 경기가 연말이 될수록 약해질 가능성이 높고, 국내 수출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대대적으로 좋아지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한편 증권사들은 올해 상반기 증시를 주도했던 AI(인공지능)와 반도체, 전기차, 엔터테인먼트 등을 하반기 선호 업종으로 주로 제시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하반기에도 경기 둔화는 이어지는 만큼 AI를 대체할 만한 다른 성장 동력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테크에 대한 높은 의존도도 지속 될 것”이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반도체와 조선, 헬스케어를 추천했고 신한투자증권은 IT와 헬스케어, 엔터·레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증시를 보수적으로 예상한 SK증권의 경우도 “지수 상승에 베팅해 주식 비중 자체를 늘리기 보다는 박스권 안에서 단단하게 좋은 상대 성과를 낼 수 있는 업종을 추천한다”며 반도체, 조선, 건강관리 등 업종을 제시했다. 하반기 박스권을 전망한 하이투자증권은 2~3분기에는 반도체와 자동차를 선호업종으로 내걸었고 3~4분기에는 산업재의 우위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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