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감기약 주력에 "새로운 매출 찾아야" 지적 제기
엔데믹으로 회복세···2021년 547→2022년 817억 원 
올해 1분기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8.4% 증가 
내년 급여 재평가에 주력 품목 3개 포함되며 전망 주목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코로나19 영향으로 감소했던 삼아제약의 매출이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낸 가운데, 급여적정성 재평가와 어린이 해열제 품절 현상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내년도 '급여적정성 재평가' 대상 7개 성분 의약품을 공개하며 포함되는 품목을 지닌 제약사의 대응에 눈길이 쏠린다. 복지부는 지난달 31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논의 등을 거쳐 2024년 급여적정성 재평가 대상 약제를 결정했다. 

재평가 대상이 된 성분은 ▲티옥트산(thioctic acid) ▲프란루카스트수화물(pranlukast hydrate) ▲이토프리드염산염(itopride hydrochloride) ▲사르포그렐레이트염산염(sarpogrelate hydrochloride) ▲레보드로프로피진(levodropropiaine) ▲모사프리드(mosapride) ▲포르모테롤 푸마르산염수화물(formoterol fumarate hydrate) 등이다. 

정부는 약제비 지출 적정화를 위해 2020년부터 급여적정성 재평가를 시행해왔다. 이번 재평가 대상은 선정 기준(연간 청구액 200억 원 이상, 외국 1국 이하 급여)을 충족하는 것 중, 정책적·사회적 요구에 따라 등재 연도가 오래된 성분이 포함됐다. 

특히 총 청구금액으로 4000억 원이 넘는 등 국내 대형제약사의 간판품목이 포함됐다. 부광약품의 덱시드 정(성분명: 티옥트산), JW중외제약의 가나칸정 등(이토프리드염산염), 대웅제약의 가스모틴(모사프리드) 등이다. 

특히 간판 제품인 알레르기용약 씨투스정(프란루카스트수화물)이 포함된 삼아제약이 큰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씨투스의 지난해 처방 매출은 319억 원으로, 급여재평가로 인한 영향을 받을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예상이다. 이외 삼아제약의 진해거담제 '레바킨'(레보드로프로피진)과 '삼아아토크'(포르모테롤푸마르산염수화물) 도 대상에 포함됐다. 이들 3개 품목의 처방액은 삼아제약 한해 전체 매출(2022년 기준 817억 원)의 40%에 달한다. 

삼아제약은 호흡기계 품목을 주력으로 하는 제약사다. 주력 진료과는 소아과다. 호흡기계 품목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전체의 67.2%(549억 원)를 차지한다. 유·소아용 비중이 다수인 해열진통소염제의 경우 13.3%(109억 원)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비중 역시 호흡기계와 해열진통소염제가 각각 69.2%, 12.9%를 기록하며, 비슷한 비중을 보였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소아과와 감기약을 중심으로 하는 삼아제약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소아과·이비인후과의 내원일수와 환자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매출액 추이를 보면 2018년 670억 원, 2019년 716억 원을 기록했으나,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엔 537억 원, 2021년엔 547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업계에서는 소아과를 비주력 영역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낮은 출산율로 인해 성장 여지가 크지 않고, 감기약 환자가 다수라는 점에서다. 감기약의 경우 만성질환처럼 장기 복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삼아제약이 소아과 외 내과 시장에 진출하는 등 새로운 매출과 이익 창출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돼왔다. 주력 제품인 어린이용 감기약 등의 고마진 구조로 삼아제약이 자금 여력이 있다는 것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삼아제약 관계자는 “기존 소아과 위주의 제약사라는 이미지를 탈피해 정형외과(소염진통제), 내과 약물 등을 출시함으로써 지속적인 성장을 꾀할 것”이라고 설

다만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순수 신약개발보다는 개량신약과 제네릭 제품의 개발을 위주로 하고있는 국내 제약산업 특성상 포트폴리오 변화를 급속하게 꾀하기라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해 엔데믹 기조와 함께 주력 호흡기치료제의 처방이 늘며 매출이 817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삼아제약 측은 “대면영업 확대와 경기회복 등에 힘입은 것”이라고 봤다. 매출은 올 1분기에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4%(191억9000만 원→ 246억6000만 원)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생한 어린이 해열제 품귀현상 영향도 주목된다. 어린이 해열제 1, 2위 제품이었던 동아제약의 ‘챔프시럽’과 대원제약의 ‘콜대원키즈펜시럽’ 등의 제조·판매가 중지되며 동일 성분의 다른 제품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삼아제약의 '세토펜건조시럽'도 같은 성분(아세트아미노펜)의 시럽 ·현탁제 중 하나다. 급증한 수요에 일부 어린이 해열제 제품은 제조사에 재고가 없는 품절 상태다. 

삼아제약 역시 현재 관련 제품을 최대치로 생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아제약 관계자는 “생산능력(캐파)을 당장 늘릴 수는 없다”라며 “증설이나 확장이 아닌 이상 다른 제품 라인을 빼고 넣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제품 품절 등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현 캐파보다 늘리긴 어렵고, 현재 최대치로 생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여파 회복세, 어린이 해열제 제품 수요 증가 등의 상황이 겹친 가운데, 회사 주력 품목 3개가 급여적정성 재평가 성분에 포함되며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씨투스 급여적정성 재평가 통과를 위한 자료 확보에 사활을 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삼아제약은 아직은 관련 언급을 하기 이르다는 입장이다. 삼아제약 관계자는 “준비는 하고 있지만, 급여적정성 재평가가 내년이라 시간이 있는 만큼, 지금 당장 계획을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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