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회사·경영진 모두 무죄 확정
1·2심 기사 알선 ‘자동차대여’ 판단···고의성도 없어 무죄
이재웅 “혁신은 죄 없어···주저앉힌 사람들 여전히 기득권”

타다 이재웅 전 대표. / 사진=연합뉴스
이재웅 타다 전 대표.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불법 콜택시 논란이 있었던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가 4년만에 무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1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웅 전 쏘카 대표와 쏘카의 자회사이자 타다 운영사였던 VCNC의 박재욱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들과 함께 기소된 쏘카와 VCNC 법인에도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의 점에 관해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봐 이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구 여객자동차법 제34조 제2항과 제3항 및 의사표시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타다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운전기사가 포함된 11인승 승합차를 대여해 이용하는 서비스다. VCNC는 쏘카에서 빌린 승합차를 운전자와 함께 고객에게 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2018년 서비스 출시 이후 인기를 끌었지만 택시업계의 반발로 불법 논란에 휩싸였고, 검찰은 타다를 여객운수사업법상 금지된 불법 콜택시 영업으로 보고 2019년 이 전 대표 등을 재판에 넘겼다.

이 사건 쟁점은 타다 서비스가 여객자동차 운송사업법에 의해 허용되는 ‘기사 알선 포함 자동차대여’인지, 금지되는 ‘유상 여객운송인지’ 여부였다. 또 타다 서비스를 통한 유상 여객운송사업에 대한 고의 및 위법성 인식 유무도 유무죄를 가르는 핵심 쟁점이었다.

1심은 타다의 서비스 형태를 일종의 ‘임대차 계약’으로 판단하고 허가받지 않은 유상 여객 운송이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타다와 유상 여객운송의 차이점에 대해 “타다는 타다 서비스에 회원가입해 차량 이용을 사전 예약한 특정 회원에 대해 기사를 알선해 자동차를 대여할 뿐, 노상에서 승차를 요청하는 불특정인의 요구에 즉흥적으로 응하지 못하므로 불특정 다수의 여객을 자동차로 운송한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1심은 또 타다가 적법성 법률검토를 받았고, 국토교통부로부터 위법성에 관한 의견이나 행정지도를 받지 않았던 점 등을 이유로 피고인들에게 고의도 없었다고 봤다.

2심 역시 자동차 대여업체가 기사와 함께 자동차를 빌려주는 기존의 합법적 영업 형태에 타다가 통신기술을 접목했을 뿐이라며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타다가 외관상 카카오택시 등과 유사하다는 이유로 실질적으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을 영위해왔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재웅 “혁신은 죄가 없다기득권·정치인 혁신 주저 앉혀”

이날 대법원 판결 이후 이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혁신은 죄가 없음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인됐다. 하지만 안타깝다”고 썼다.

그는 “4년 가까운 긴 시간 동안의 싸움 끝에 혁신은 무죄임을 지속적으로, 최종적으로 확인받았지만 그사이 혁신이 두려운 기득권의 편에 선 정치인들은 법을 바꿔 혁신을 주저앉혔다”며 “함께 새로운 혁신 생태계를 만들어가던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새로운 이동의 선택을 반겼던 많은 사람들은 다시 이동의 약자가 되었다. 혁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주저 앉힌 사람들은 여전히 기득권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혁신을 만들어 내는 기업가를 저주하고, 기소하고, 법을 바꿔 혁신을 막고 기득권의 이익을 지켜내는 일은 이번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없어야 한다”며 “그것이 이번 판결을 통해 우리 사회가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교훈”이라고 적었다.

또 “저의 혁신은 멈췄지만,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국민의 편익을 증가시키는 혁신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고 계속돼야 한다”며 “우리 모두 머리를 맞대고 혁신이 좀 더 빠르게 넓게 일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그 혁신에 따라 변한 환경에 필요한 새로운 규칙을 만들고, 혹시라도 그 혁신으로 인해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이 다음 세대, 후배 혁신가들이 기득권의 저항을 극복하고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혁신을 만들어 내기 위해 힘을 내고 용기를 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저도 뒤에서 힘닿는 데까지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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