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남의 일 아니다’ 위기감···기자는 ‘충분한 능력만 있다면’ 긍정적 전망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최근 한국MSD와 일동제약의 구조조정 추진 움직임에 대해 상당수 제약업계 종사자들은 위기감을 느끼는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주 만난 제약사 영업사원은 “생각만큼 영업이 잘 진행되지 않는 최근 상황에서 두 제약사 사례를 듣고 기운이 빠졌다”며 “위기를 보면 더욱 힘을 내야 하는데 실제로는 의욕이 조금씩 떨어지는 상태”라고 전했다. 

또 다른 제약사 직원은 “이전까지는 구조조정이 다국적 제약사에만 발생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이제는 바로 나에게 당장 닥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여기서 한국MSD와 일동제약 등 개별 제약사 사례를 언급하고 싶지는 않다. 각 제약사들이 내부적으로 어려운 사정이 있고 이를 해결하는 방안의 하나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더 중요한 것은 향후 구조조정이 발생하는 사례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이냐로 요약된다.  

이 질문에 대한 1차원적 대답은 일단 매출을 늘리고 수익성을 높여 제약사 경영을 효율화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의약품을 만들어도 이를 판매로 연결시키지 못하면 대규모 직원을 부릴 수 없는 것이 최근 추세다. 하지만 기자는 1차원적 해결보다 2차원적 해결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당장 매출과 수익성을 확보하면 직원들에게 월급을 지급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기자가 생각하는 2차원적 해결이 이뤄지면 직원들에게 현재보다 더 많은 월급을 지급할 수도 있다고 본다. 

2차원적 해결은 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그에 앞서 경영인 자체가 그 비전을 설립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제약업계가 위기라고는 하지만 기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현실을 보면 국민들 평균 연령은 높아져만 간다. 노인 인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의약품 제조업은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업종 중 하나로 판단된다. 최소한 현재 위치를 유지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일부 노출됐던 보수적 경향이나 일부 업체에서 보여지는 오너의 권위주의 경영만 없으면 사실 제약업만큼 필요한 업종도 없다는 것이 기자 생각이다. 일부지만 상장하지 않고 연매출이 1000억원에서 2000억원 사이를 오가는 알짜배기 제약사들도 있다. 직원들에게 월급 주고도 영업이익률이 15%에서 20%를 오가는 업체들도 있다.  

일부 독자는 그같은 경영실적을 기록하는 업체는 소수이며 내부적으로는 다른 문제가 있다는 반론을 제기할 수 있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반면 제약업 자체는 경쟁력이 있고 충분히 능력만 있으면 경영에 큰 무리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기자 견해다. 단, 여기서 전제조건은 있다. 바로 앞서 언급한 ‘충분히 능력만 있으면’이다.   

기자는 제약사 최고 경영자가 기본적 능력만 갖추고 있다면 경쟁력 있는 제약업을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위기가 오면 돌파할 것으로 믿는다. 이같은 측면에서 일동제약도 현재 위기를 돌파하고 중견 제약사로 다시 태어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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