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환 전 사무총장 자녀 등 채용시 면접관으로 참여해 ‘상’ 다수 채점
박찬진·송봉섭은 1일 면직처리 예정···'징계 회피 위한 꼼수' 비판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과 정우택·조은희 의원이 북한의 해킹 시도와 사무총장 자녀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23일 오전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항의 방문해 박찬진 사무총장, 송봉섭 사무차장 등과 면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과 정우택·조은희 의원이 북한의 해킹 시도와 사무총장 자녀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23일 오전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항의 방문해 박찬진 사무총장, 송봉섭 사무차장 등과 면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공직자들의 자녀들 다수가 선관위에 특혜 채용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선관위 공직자들의 자녀 채용 면접 당시 면접위원(면접관)에 직장동료들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면접에서 직장동료 자식들에게 고득점을 몰아준 것도 확인됐다.

29일 국민의힘이 선관위 김세환 전 사무총장, 제주선관위 신우용 상임위원, 경남선관위 총무과장 A씨 자녀들이 선관위 경력직으로 채용될 당시 면접에 배석한 면접위원 7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세 명 모두 ‘아빠 찬스’를 활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전 사무총장의 아들은 인천 강화군청에서 일하다 2020년 1월 선관위 8급 경력직으로 채용됐다. 면접 당시 3명의 면접위원 전부 김 전 사무총장과 인천 선관위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였다. 이들 면접위원 3명 중 2명은 각각 5개 평가 항목 모두에서 최고점인 '상'을 줬다. 나머지 1명은 4개 항목에서 상을 매기고 1개 항목은 ‘중’을 줬다.

제주선관위 신 상임위원의 아들은 2021년 12월 선관위 8급으로 채용됐는데 면접에서 면접위원 4명 중 내부 위원 2명이 신 상임위원과 서울시위원회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였다. 1명은 신 상임위원 아들에게 5개 항목 모두 상을 줬고 1명은 상 3개·중 2개를 줬다.

2021년 9월 경남선관위 총무과장 A씨의 딸이 선관위 8급 경력 채용될 당시에도 총무과장 A씨와 함께 일한 경험이 있는 경남도선관위 직원 2명이 면접관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A씨 딸에게 각각 4개 항목에서 상을 주고 1개 항목은 중을 줬다.

이들과 함께 특혜 채용 의혹을 받고 있는 박찬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의 자녀는 채용 면접에서 4명의 면접위원으로부터 총 20개 항목 중 17개 항목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송봉섭 중앙선관위 사무차장 자녀의 경우 모든 항목에서 만점을 받았다. 다만 박 사무총장과 송 사무차장은 자녀의 면접위원과 함께 일한 경험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선관위는 지난 25일 사퇴 의사를 밝힌 박찬진 사무총장·송봉섭 사무차장에 대해 다음달 1일 면직안을 공식 의결하고 직무대행 체제 구성에 들어갈 예정이다.

일반 공무원들은 공무원 비위사건 처리 규정에 따라 비위 혐의로 내부 조사가 진행 중이면 의원면직을 할 수 없지만 선관위는 헌법기관이라 예외 적용을 받는다. 이를 놓고 선관위가 조직의 1·2인자에게 징계 없이 물러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줬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