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대표 포함 3명 구속기소···일당 3명도 추가 구속영장 청구
8개 종목 폭락 배경 집중 분석···키움 김익래 회장도 소환 전망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을 주도한 의혹을 받는 투자컨설팅업체 라덕연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해 시세조종 혐의를 받고 있는 투자컨설팅업체 라덕연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검찰이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發) 주가폭락 사태 핵심 인물인 라덕연(41)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 등 3명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지난달 24일 동시에 폭락한 8개 종목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증권사와 고액 투자자들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가수 임창정씨의 위법 행위 여부도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합동수사팀은 지난 26일 자본시장법 위반과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등의 혐의로 라 대표와 변모(40)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 프로골퍼 출신 안모(32)씨를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과 무등록 투자일임업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또한 H업체의 재무 및 범죄수익 관리를 총괄한 장모(35)씨와 시세조종을 총괄한 박모(37)씨, 투자유치 및 고객관리를 총괄한 조모(41)씨 등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오는 3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라 대표 일당은 2019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미신고 유사투자자문업체를 운영하면서 투자자들을 모집한 다음 통정거래를 통해 8개 종목의 시세를 조종해 약 7305억원에 달하는 부당이익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통정거래란 시간과 가격을 정해두고 주식을 사고팔아 주가를 끌어올리는 시세조종 방법이다.

라 대표 일당은 또한 2019년 1월부터 금융투자업 등록 없이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를 일임 받고 수수료 명목으로 약 1944억원의 범죄수익을 챙겼으며 이를 법인 매출로 가장하거나 차명계좌를 통해 세탁 및 은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라 대표 일당의 범죄 규모와 방식, 가담자들의 혐의 대부분 소명됐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들 일당이 시세조종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8개 종목이 지난달 24일 동시에 폭락한 이유에 대해서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검찰은 8개 종목의 폭락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집중 분석에 들어갈 예정이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키움증권과 KB증권에서 차액거래결제(CFD) 거래내역을 확보했으며 금융감독원 특별조사국을 통해서도 라 대표 일당 관련 증권계좌 자료를 받았다. 검찰은 이 자료들을 기반으로 8개 종목의 폭락 원인에 대해서 파악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폭락 전 지분을 매도함으로써 시세차익을 올린 김익래 전 회장과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 등에 대한 소환 조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회장은 검찰 수사에 대비해 금융범죄 전문 전관 변호사를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금융감독원 조사 자료에 기반해 미공개 정보 이용 등 위법행위 여부를 집중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이 최근 증권사 3곳을 상대로 폭락한 8개 종목 CFD 거래내역을 점검한 결과 폭락 직전 문제의 종목을 대량매도한 사례가 확인되기도 했다.

또한 검찰은 가수 임창정씨 등 라 대표 일당에 거액을 맡긴 투자자들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고소득 의사를 투자자로 유인한 병원장 주모씨의 병원과 주거지를 지난 12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고액 투자자들이 시세조종을 알고도 투자금을 맡겼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한 다음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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