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오후 2시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글로벌 R&D 센터(GRC)’ 화재 경보음 오작동
올해 2월23일부터 평시 비상문 폐쇄 "보안사고 예방조치"···비상 시 비상 출입구 자동 개폐하기로 공지
HD현대 관계자 "화재 경보기 오작동 원인 분석 중"

HD현대 사옥인 '글로벌R&D센터'(GRC) 전경. /사진=HD현대
HD현대 사옥인 '글로벌R&D센터'(GRC) 전경. /사진=HD현대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HD현대 신사옥 ‘글로벌 R&D 센터(GRC)’에서 화재 경보음이 오작동해 임직원 수십 명이 비상통로를 통해 대피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피과정서 비상출입문이 작동하지 않아 일부 임직원들 사이 우려와 지적이 나왔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2시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GRC에서 화재경보기 오작동이 일어나 임직원 수십 명이 비상통로로 탈출을 시도하다 1층에 갇혔다. 화재경보기는 2시5분께 작동을 멈췄다. 다행히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내부에 따르면 GRC 시설관리팀은 올해 2월23일부터 지하 4층에서 지상 5층까지 비상출입구를 통제하기로 했다. 통제 이유는 ‘보안사고 예방조치의 일환’이었다. 다만 화재 등 긴급상황 발생 시 비상 출입구는 자동 개방하기로 했다. 

소방시설법 10조(피난시설·방화구획과 방화시설 유지·관리)는 '특정소방대상물의 피난·방화시설 폐쇄, 훼손, 통행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GRC에는 법령 준수를 위한 비상문 자동개폐장치가 설치됐다.

하지만 이날 화재경보 오작동 후 대피과정서 GRC 비상문은 열리지 않았다. 이에 “정작 불이 났을 때 대피하지 못 하면 어쩌냐”며 불안에 떠는 임직원들의 목소리가 나온다. GRC에서 근무하는 A씨는 “화재 경보시 비상계단으로 탈출하라는 기존 안내대로 비상통로로 대피했지만 문이 닫혀 나갈 수 없어 10여분 간 불안에 떨었다”라며 “화재경보음이 멈추고 난 뒤 설비 오작동이 원인이라는 안내 방송 외엔 어떠한 설명을 들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GRC는 지난해 11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HD현대의 기술경영 컨트롤타워로, 5만3000여평 부지에 지상 20층, 지하 5층의 건물로 지어졌다. HD현대의 17개 계열사들이 입주해 사실상 HD현대그룹의 본사이자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건물에서 근무하는 직원만 5000여명에 달한다.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권오갑 HD현대 회장이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미래사업을 준비하겠다고 선언했던 바로 그 건물이다. 

HD현대 관계자는 “현재는 화재경보와 비상문 자동개폐장치 오작동에 대한 조치를 완료한 상태”라며 “화재경보 설비 오작동의 원인은 분석 중에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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