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매출 5387억원···영업이익 2830억원
“배틀그라운드 IP, 충분히 성장할 수 있어”

크래프톤 실적 추이/ 그래프=정승아 디자이너
크래프톤 실적 추이/ 그래프=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크래프톤이 대표작 ‘배틀그라운드’ 성과에 힘입어 1분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올렸다.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시장 전망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다만, 올해도 신작 부재에 따라 배틀그라운드 매출 의존도는 여전히 높을 전망이다. 크래프톤은 외부 개발사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퍼블리싱 작품을 늘려 성장동력을 마련한단 방침이다.

9일 크래프톤은 올해 1분기 매출 5387억원, 영업이익 283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0.1% 줄었다. 1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인 매출 4896억원, 영업이익 2127억원을 상회했다. 영업이익률은 53%로 전년보다 7%포인트 줄었지만, 전분기 대비 26%포인트 증가했다. 

배틀그라운드 PC 및 콘솔 부문은 트래픽 확대와 신규 유료화 콘텐츠 도입으로 1년 새 70% 상승하며 1분기 최대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특히 PC 매출은 전체 매출의 33% 비중을 차지하며 매출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올해 출시 6주년을 맞이한 배틀그라운드는 앞으로 여러 모드를 즐길 수 있는 아케이드 개편 및 슈퍼카 협업, 신규 맵 출시 등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 “배틀그라운드는 P2W 배제”

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신규 유료화 콘텐츠 비즈니스모델이 글로벌 유저들에게 인기를 얻으며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며 “대규모 트래픽을 기반으로 한 유료화 성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바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1% 감소한 3482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화평정영’의 중국 춘절 성수기 효과로 전 분기 대비 36.7% 증가했다. 지난해 7월 ‘배틀그라운드 인도’ 서비스 중단에도 불구하고 신규 트래픽 유입 확대로 매출 방어에 성공했단 설명이다. 

크래프톤은 1분기에 이용자들이 직접 맵을 제작할 수 있는 샌드박스 모드인 ‘크래프트 그라운드 모드’를 도입했으며, 2분기에도 성장형 스킨과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매출 성장을 노린다.

배 CFO는 “앞서 배틀그라운드 IP를 통해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고, 1분기 실적을 통해 저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배틀그라운드는 P2W(Pay to Win)를 통해서 매출을 내는 게 아니라 게임 플레이 및 매력적인 상품 출시를 통해서 매출을 가져가는 구조다. 배틀그라운드 IP 경쟁력은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 퍼블리셔 전환 가속화···6곳에 지분투자 

이 기간 배틀그라운드 외 신작 매출은 크게 감소했다. 콘솔 매출은 72억원으로 전년 동기(677억원) 대비 89.4% 급감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출시한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기저효과란 설명이다. 

올해 크래프톤은 대형 신작 부재로 주력 게임인 배틀그라운드의 매출에 의존해야 한다. 이에 크래프톤은 글로벌 게임사 사업모델에서 글로벌 퍼블리셔로 전환해 성장동력을 확보한단 방침이다. 외부 게임에 투자하고, 퍼블리싱도 하는 ‘세컨드파티 퍼블리싱’을 준비하겠단 것이다. 2023~2026년에 24종 이상 라인업을 선보일 계획이다. 

크래프톤은 지난 3월 국내 개발사 너바나나와 글로벌 퍼블리싱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너바나나가 개발 중인 게임인 ‘제타(ZETA)’를 콘솔, PC, 클라우드 등 플랫폼에서 출시 및 운영을 담당하게 된다. 퍼블리싱 외에도 이스포츠 대회 및 2차 저작물 관련 사업 영역에서도 협력할 계획이다. 제타는 3인칭 전략 개인간대전(PvP)게임으로 2025년 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속해서 게임 라인업을 선보이고 퍼블리싱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를 가속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스웨덴 개발사인 네온자이언트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 3월 폴란드 게임사인 피플캔플라이 그룹 지분의 10%를 인수했다. 오는 5월 투자를 계획한 미국 개발사 2곳을 포함해 총 6곳에 대해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배틀그라운드의 흥행을 이을 신작은 2024년 이후가 될 전망이다. 크래프톤이 개발 중인 대형 신작으로는 PC·콘솔 작품 블랙버짓, 어드벤처 ‘서브노티카’의 후속작, 액션 어드벤처 샌드박스 장르의 ‘골드러시’, 눈물을 마시는 새 원작을 바탕으로 한 ‘프로젝트 윈드리스’ 등이 있다. 크래프톤은 신작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내부에 프로젝트별 가상 조직(Virtual Organization)을 구축해 각 스튜디오 제작을 지원하면서 제작 관리 체계를 수립할 방침이다.

이날 크래프톤은 딥러닝 기술을 네이버제트와 추진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미글루’에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 CFO는 “최근 크래프톤의 딥러닝 본부에서 발표한 연구논문이 자연어처리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회인 ACL의 승인을 받았다”며 “게임 속에서 협동 플레이가 가능한 기술을 구현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크래프톤이 네이버제트와 추진하는 미글루에도 (딥러닝기술을)활용하고 있다”며 “향후 출시될 신작 게임의 제작 기간을 단축하고, 게임 내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는 등 미래 성장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