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 3년6개월만에 흑자전환···주가는 3월 이후 17% 하락
모두투어 역시 영업손익 흑자전환 예상···여행 수요 회복 덕 평가
실적 기대감 높아져 긍정적···경기침체 리스크 및 호재 선반영 감안해야 지적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리오프닝(경기재개) 기대를 모았던 여행주가 좀처럼 상승 흐름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여름 여행 성수기를 앞두고 기지개를 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행 수요 회복이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분석된다. 다만 소비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경기 침체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는 부분은 리스크로 분류된다. 

9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적인 종합여행사인 하나투어는 지난 3월 2일 장중 연고점인 6만6700원을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종가는 5만5400원으로 두 달 동안 16.9% 내린 상태다. 하나투어는 올해 시작가인 5만9200원 대비로도 주가가 떨어지며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또 다른 여행 대표주인 모두투어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코스닥 시장에서 모두투어의 이날 종가는 1만6660원으로 올해 1월 25일 장중 기록한 연중 최고치인 2만1800원에서 23.5% 하락했다. 올해 시작가인 1만6600원보다는 주가가 높은 수준이지만 코스닥 지수가 이 기간 23% 넘게 상승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아쉬울 수 있는 주가 상승폭이다. 

여행주는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에 따른 리오프닝 기대가 컸던 종목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주가 흐름이 주목된다. 여행주는 항공주, 면세점주와 더불어 여행 수요 회복 최대 수혜주로 평가받아왔다. 특히 올해엔 중국의 리오프닝까지 겹치면서 본격적으로 투자심리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도 컸다. 

여행주가 최근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배경으로는 패키지 여행 시장에 대한 우려와 밸류에이션 부담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패키지 여행 시장이 다시 열린다고 하더라도 성장 한계가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인력 충원과 마케팅 비용 확대가 겹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아직 남아 있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여행사들의 코로나19 이전으로의 영업이익 회복은 내년 하반기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역시 여행주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지목된다. 그동안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높였다. 이로 인해 산업의 투자와 생산이 위축되고 민간 소비 심리 위축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행은 통상 필수소비재가 아닌 사치재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소비 심리 위축 영향에 자유롭지 않다.

다만 업황의 반등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높여나갈 시점이라는 의견도 있다. 더딘 실적 회복을 보이고는 있지만 일부 여행사를 중심으로 지난 1분기 흑자 전환 사례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실적 회복이 가파르게 나타날 경우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 하나투어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5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는 지난해 297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전환한 것이다. 하나투어는 2019년 3분기(영업손실 28억원)을 기록한 이후 줄곧 적자를 보여왔었다. 하나투어 매출 역시 83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745.9% 급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고 순이익도 94억원으로 흑자로 전환했다.

모두투어 역시 올해 1분기 흑자전환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하나증권은 모두투어가 1분기 32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추정했다. 모두투어 역시 2019년 일본 여행 보이콧 운동과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역성장을 지속해왔다.

이는 여행 수요 회복에 따른 것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기대감을 갖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하나투어의 경우 지난 1분기 송출객이 54만2000여명, 패키지 여행 송출객은 26만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 대비 각각 41%, 92% 증가한 수치다. 예년 수준인 2019년 1분기와 비교하면 송출객은 35%, 패키지 송출객은 27% 수준까지 회복했다. 이에 여름 여행 성수기로 접어드는 2분기부터 실적 회복 폭이 두드러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여행이나 항공 등 코로나19 피해업종은 시장 점유율에 변동을 줄 만한 유의미한 구조조정이 없었던 데다 재무와 밸류에이션 부담이 여전히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어 이미 알려진 리오프닝 호재에 플러스알파가 될 수 있는 성장 스토리가 필요하다”면서도 “현재 상황에서는 시장 예상보다 실적 개선폭이 크게 나왔을 때가 투자 심리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대 요인으로 분류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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