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프랜드, 2년 연속 안마시장 1위 세라젬에 뺏겨
세라젬 ‘C사’로 언급하며 견제…신제품으로 돌파구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헬스케어 가전 시장 1위였던 바디프랜드가 세라젬에 선두 자리를 뺏겼다. 바디프랜드는 지난해 세라젬과 매출 2000억원 이상이나 격차를 냈다.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신제품 ‘메디컬팬텀’ 출시를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것이 바디프랜드의 목표지만, 바디프랜드가 신제품으로 반전을 꾀할지 주목된다.

19일 바디프랜드는 도곡타워 본사에서 신제품 ‘메디컬팬텀’을 공개했다. 이번에 선보인 메디컬팬텀은 지난해 7월 안마의자 고정관념을 깬 팬텀로보 이후 첫 출시다.

메디컬팬텀은 책상에 오래 앉아있고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는 현대인들이 목과 허리디스크 등을 앓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됐다. 목 경추부와 허리 요추부를 견인해 디스크 탈출증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건강보험공단 의료통계정보에 따르면 허리디스크 환자수는 2017년 195만명에서 지난 2021년 198만명까지 늘었고, 목과 허리디스크 관련 진료비 총액은 1조3000억원이 넘는다.

바디프랜드가 신제품 메디컬팬텀을 공개했다. / 사진=한다원 기자
바디프랜드가 신제품 메디컬팬텀을 공개했다. / 사진=한다원 기자
바디프랜드, 세라젬 실적 추이. / 자료=각 사, 표=김은실 디자이너
바디프랜드, 세라젬 실적 추이. / 자료=각 사, 표=김은실 디자이너

특히 메디컬팬텀은 목과 허리를 받치는 에어백에 공기를 주입해 팽창과 수축을 반복, 요추와 경추를 잡아당겨 척추와 척추 사이의 간격을 넓히는 방식으로 디스크 증상을 완화하게 한다. 메디컬팬텀에는 의료기기 기능의 메디컬 모드 19개가 탑재됐고, 식약처로부터 5개 기능으로 의료기기 승인을 받았다.

바디프랜드는 지난 2021년부터 경쟁사인 세라젬에 안마의자 업계 1위 타이틀을 뺏겼다. 지난해는 세라젬 매출이 바디프랜드보다 2300억원가량, 영업이익은 300억원가량 높았다. 2년 연속 세라젬이 매출 1위를 달성하면서 안마의자 1위 자리는 세라젬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바디프랜드는 다시 안마시장 1위를 가져오기 위해서라도 이번 신제품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이날 송승호 바디프랜드 영업촐괄부문장은 세라젬을 ‘C사’라고 표현하며 자사의 경쟁력을 거듭 강조했다. 송 상무는 “우리는 최근 5년간 연구개발 부문에 1000억원을 냈고, 경쟁사인 C사는 지난해 21억 수준”이라며 “다른 업체들은 1억, 3억, 5억 등 수준에 불과”라고 밝혔다.

송 부문장과 조수현 바디프랜드 헬스케어메디컬R&D센터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메디컬팬텀은 의료기기 안마의자로 경쟁사의 침상형 제품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침상형 제품은 세라젬이 판매하고 있는 마스터 V4·V6·V7 등을 의미한다. 또 송 부문장과 조 CTO는 세라젬이 침상형 제품은 의료기기 중심이지만, 안마의자 제품군에서는 식약처에서 제조인증을 받은 제품이 없다는 점도 꼬집었다.

바디프랜드는 지난 2021년 첫 의료기기 안마의자 팬텀 메디컬 케어를 출시한 바 있다. 대상 제품은 목 디스크 탈출증, 퇴행성 협착증 치료에 도움을 주는 제품이다. 팬텀메디컬 케어는 출시 이후 꾸준히 판매되며 바디프랜드의 핵심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바디프랜드는 팬텀메디컬이 지난해 매출 1250억원을 냈던 만큼, 올해 메디컬팬텀의 매출 목표를 1000억원으로 잡았다. 7000억원으로 추산되는 메디컬 안마의자 시장에서 신제품으로만 10% 이상을 차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메디컬팬텀은 목, 허리디스크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기 기능이 탑재돼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메디컬팬텀은 목, 허리디스크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기 기능이 탑재돼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기자가 직접 체험하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기자가 직접 체험하고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반면 세라젬은 카페형 체험 매장 ‘웰카페’를 앞세워 체험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확대해 고객 외연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세라젬은 음료를 주문하면 척추 의료기기, 안마의자 등을 부담없이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호평을 얻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바디프랜드도 현대백화점과 팝업 행사를 열고 있지만, 세라젬의 웰카페 전략을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다. 현재 웰카페는 총 136곳이다.

아울러 세라젬은 올해 해외 판로 개척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앞서 세라젬은 지난해 초 캘리포니아 지역에 직영점 3곳을 동시 오픈했고, 지난해 9월 매장 두 곳을 추가로 열며 미국에서만 최대 10곳까지 매장을 늘렸다. 실제 미국에 정식 론칭한 세라젬 마스터V6 매출은 전년 대비 67.5%나 성장했다.

세라젬 관계자는 “안마의자, 헬스케어 가전 쪽이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업계 상황이 좋지 않지만, 세라젬은 체험 마케팅을 많이해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며 “체험 마케팅을 주력하면서 지난해 설립한 R&D센터, 클리니컬(임상 연구기관)을 통해 제품 외연을 확대하고 연구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바디프랜드는 해외 매출은 전체 매출의 2~3%에 불과하다. 현재 바디프랜드는 미국을 비롯해 유럽, 베트남, 캐나다 등 11개국에 진출해 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올해 CES2023에서 팬텀 메디컬 제품을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선보였고, 어떻게보면 국내에서 성공 경험으로 해외 진출한 첫 회로 볼 수 있다”며 “CES에서 의료기기를 통해 건강 모니터링도 할 수 있도록 심전도 기능이 탑재된 것을 공개했고, 개발 완료되는 대로 의료기기를 추가적으로 개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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