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올해 매출 3조원 달성 전망···영업익 올리기는 과제
고객 경험에 집중, 데스티네이션 전략···차별화된 점포 늘릴 듯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손정현 대표가 스타벅스커피코리아(SCK컴퍼니) 수장에 오른지 6개월여 된 가운데 취임 이후 ‘기본기’와 ‘초심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서머캐리백으로 고객 신뢰를 잃으며 스타벅스 영업이익은 1년 사이 50%가까이 급감했다. 스타벅스는 고객 신뢰회복을 되찾고 이익창출을 위해 점포개발에 힘쓰겠다는 계획으로, 고객 경험 위주 전략이 통할지 관심이 모인다.

17일 증권가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올해 매출 ‘3조원’ 달성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 2조5939억원을 기록한 스타벅스는 올해 이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전망한 것이다. 스타벅스가 증권가 예상대로 매출 3조원을 내면 매출 기준 오리온, 농심보다 규모가 큰 기업으로 등극하게 된다. 지난해 농심과 오리온 매출은 각각 3조1291억원, 2조8732억원이다.

스타벅스 실적 추이. / 자료=스타벅스, 표=김은실 디자이너
스타벅스 실적 추이. / 자료=스타벅스, 표=김은실 디자이너

일단 스타벅스는 지난해 매출 2조5939억원, 영업이익 122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여름 굿즈로 논란을 빚었음에도 스타벅스는 사상 최대 매출을 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8.9%나 감소해 절반 가까이 줄었고, 자연스레 영업이익률도 10%에서 4.7%로 크게 감소했다. 고환율에 따른 원두 상승, 캐리백 회수 등이 악영향을 미친 탓이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송호섭 대표이사를 손정현 대표로 수장을 교체하는 초강수 결단을 내렸다. 손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국내 첫 스타벅스인 이대R점을 찾으며 ‘초심 회복을 통한 조직 쇄신’을 강조했다. 무너진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 실적 개선 과제를 풀기 위한 의도다.

손 대표는 이를 위해 스타벅스 ‘2500원 아메리카노’ 이벤트를 열었다. 최근에는 오후 5시 이후에만 만나볼 수 있는 ‘이브닝 음료’를 출시하고, 오후 5시 이후 스타벅스 카드로 제조음료 구매시 별 3개를 증정하는 행사도 열고 있다. 여기에 저녁 7시 이후 스타벅스 푸드 구매시 최대 50% 혜택을 돌려주는 행사도 동시 진행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커피 프랜차이즈 가운데 충성고객을 가장 많이 확보한 기업이다. 어느 매장에서든 똑같은 맛을 즐길 수 있고, 미국 시애틀에서 유래한 자유로운 감성과 이를 상징하는 로고, 업계를 선도하는 굿즈 출시 등으로 일명 ‘스타벅스 감성’을 내세워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지난해 서머캐리백 사태와 그간 스타벅스의 굿즈는 희소성이 특징이었지만 SSG닷컴 등 이커머스를 통해 구매가 가능해지면서 희소성으로 보기 어려워졌다.

이로써 스타벅스는 고객 신뢰 제고를 위해 브랜드 정체성이기도 한 ‘고객 경험’에 집중하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스타벅스가 이르면 5월부터 오프라인 매장과 사이렌오더에 애플페이를 도입할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했지만, 스타벅스는 “도입 시점과 관련해 정해진 것은 없다”고 했다.

고객 중심의 점포 개발에도 신경쓸 계획이다. 그간 스타벅스는 점포 수 확대로 브랜드를 키워왔다. 스타벅스 점포수는 지난해 말 기준 1777개로, 전년 대비 138개나 늘었다. 여기에 스타벅스는 경동1960점과 북한산 전경을 루프탑에서 즐길 수 있는 더북한산점을 오픈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스타벅스 더북한산점에 방문했다. / 사진=신세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스타벅스 더북한산점에 방문했다. / 사진=신세계

특히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더북한산점에 방문해 “신세계그룹은 단순히 상품만 판매하는 기업이 아닌 고객의 시간과 공간을 점유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스타벅스도 고객 경험의 폭을 더욱 확장해 고객이 자신의 시간을 투자해 우리를 찾는 이유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스타벅스는 점포개발을 위해 홍성욱 스타벅스 점포개발담당 상무를 SCK컴퍼니 이사회 멤버로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스타벅스는 100% 직영 점포로 운영돼 입지 선정부터 사업성 조사 등을 본사가 직접 전담한다. 즉 점포개발 담당자의 역량이 중요한 구조로, 홍 상무의 이사회 선임은 스타벅스가 점포개발에 앞으로도 힘을 쏟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홍 상무는 입사 후 신세계그룹 공채로 입사해 그룹 경영전략실을 거쳤고, 2019년부터 스타벅스에서 점포개발 업무를 맡아 출점을 총괄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스타벅스가 경동1960점, 더북한산점 등 특색있는 점포를 개발하면 비용이 발생해 오히려 스타벅스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다만 스타벅스 관계자는 “단순 매장 수 확대가 아닌 데스티네이션(Destination·목적지) 매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기존 스타벅스는 커피를 즐기거나 간단한 업무를 위해 들리도록 했다면 데스티네이션 매장은 매장 자체가 고객들의 목적지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해지면서 스타벅스가 최종 목적지로서 고객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출점 전략을 구체화했다”며 “앞으로도 데스티네이션 점포는 늘어날 것이고, 출점은 내부 계획대로 움직이는 것”이라고 강조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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