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당직자 잇단 질타 속 온라인 피해접수센터 개설
포털 독과점 지위 남용 피해 소비자 보호법안 움직임
그간 유보적이던 온플법 기류 변화 여부에도 관심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여권 내에서 거대 포털의 시장 독과점 폐혜가 심각하단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주요 당직자들의 질타에 이어 온라인 피해접수센터를 열고 관련 공청회를 여는 등 당내 주요 사안으로 주목하는 모양새다. 포털의 시장 독과점으로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한 법안도 검토하는 가운데 그간 논의가 지지부진했던 온라인 플랫폼 법안도 추진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여당 내에서 네이버와 카카오 등 거대 포털의 독과점 문제를 더 이상 두고봐선 안된단 기류가 강해지고 있다. 정부가 자율 규제 기조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여당도 이에 발맞추는 분위기였으나 근래들어 포털의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정도가 도를 넘었단 인식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가짜 후기를 올린 판매업체와 광고대행업체에 과징금을 부과했으나 네이버는 처벌 대상에서 빠진 일은 거대 포털에 대한 여권의 우려에 불을 질렀다. 

여권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인터넷 생태계를 독과점해 혜택을 누리면서 탈법을 일삼아 많은 기업이나 소비자들이 곤경에 처해도 회사 경영진은 사과도 제대로 하지 않은채 포털로 인해 벌어진 일을 남의 일인 것처럼 뒷짐만 지고 있다”며 “네이버와 카카오가 인터넷 포털 시장을 독과점하면서 무소불위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여당 주요 당직자들이 거대 포털을 겨냥한 질타를 쏟아내는 데 이어 전날엔 국민의힘 소상공인위원장인 최승재 의원이 온라인 상에 포털 만행 및 이용자 피해 접수센터를 열고 거대 포털로 인해 피해릅 입은 사례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또 오는 18일엔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주최로 포털 기업의 시장지배력 남용으로 인한 소상공인과 소비자 피해 사례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최 의원실 관계자는 “접수센터를 연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제보들이 좀 들어오고 있다”며 “피해 사례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포털 독과점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표=정승아 디자이너
/ 표=정승아 디자이너

포털의 독점적 지위 남용으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을 구제하는데 초점을 맞춘 법안 마련도 검토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현재 포털은 통신판매중개업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유통 측면에서도 역할을 하고 있는 부분이 있어 이에 대한 관리와 책임 의무를 규정하는 법안이 필요하단 지적이 있다. 당 내에서 입법이 가능한지 검토에 들어간 걸로 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여당은 양대 포털 중 네이버를 겨냥한 비판을 주로 내놓고 있다. 이는 국회 내 네이버에 쌓인 불만에 더해 정치적 이유도 담겨있단 분석이 나온다. 국정감사 출석요구에 의사결정권이 없는 허수아비 대리인을 내세우거나 그나마 국회에 나와 약속한 것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단 지적이다. 또 사실상 뉴스 취사선택, 검열 기능을 하는 네이버가 여당에 불리한 기사를 제대로 조치하지 않으면 1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좋을게 없단 분석이 자리하고 있다. 

일례로 당 내에선 지난달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네이버의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는 문제를 질타하자 네이버 뉴스엔 네이버를 두둔하고 국민의힘을 비난하는 내용 일색으로 채워졌다고 보고 비판 논평을 내기도 했다.  

여당 내에서 포털 독과점을 정조준한 법안 마련 검토에 들어가면서 거대 포털도 포함한 독과점 플랫폼 규제 법안인 온라인플랫폼공정화 법안 입법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온플법은 현재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중점 법안으로 추진하고 있고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법안 심사가 이뤄지고 있다. 여당이 가세하면 법안 통과에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열린 공청회에서 민주당 위원들은 대체로 법안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언급을 내놓은 반면, 국민의힘 위원들은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정무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공청회 이후 법안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된 부분은 없다”며 “다만, 이달 온플법 관련 백혜련 정무위원장이 법안을 내놓았는데 향후 그 안을 중심으로 법안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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