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심리 회복·완판단지 증가·미분양 주택수 급증 추세도 멈춰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최근 6개월 간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추이. 3월 거래량은 이달 말까지 집계가 계속된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거래시장에 불어닥친 한파가 사드라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불과 4개월 전보다 4배 가량 급증했고, 가파르게 치솟던 미분양 물량도 급증세를 멈추고 현상 유지에 머무르는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해도 경기침체, 금리인상, 집값 고점 인식 등으로 부동산 경착륙이 예고됐으나 서울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완판 소식이 이어지면서 매매심리가 녹아내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월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46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약 4개월 전인 지난해 10월 558건에 견주어보면 정확히 4배 급증한 수치이자, 지난 2021년 10월 이후 16개월 만에 2000건을 넘어선 것이다. 특히 3월에도 1755건이나 거래가 성사됐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아직 3월 거래 신고기한이 한 달 가까이 남은 점을 감안한다면 업계에서는 3월 거래량이 2500건은 가뿐히 넘어 3000건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기도 역시 마찬가지다. 2월 매매로 인한 아파트 손바뀜은 8595가구가 이루어졌는데 이는 지난 2021년 9월(9932가구) 이후 최대치 기록이다. 지난달 역시 현재까지 5518건을 나타내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매수거래가 늘어난 배경으로는 매수심리 회복이 꼽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0.6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7일(70.7) 이후 처음으로 70선으로 올라선데다가 지난주 지난주(69.3)보다 1.3 포인트 오른 것이다.

실제 매수심리 회복으로 서울의 주요 단지도 연이어 완판 소식을 전하고 있다. 한강 이북 지역에서는 마포더클래시가 강북 지역 역대 최고가 기록에도 단기간에 완판을 성공하자 장위자이 레디언트, 리버센 SK뷰 롯데캐슬 등도 모두 모두 단기간 완판에 성공했다.

한강 이남 지역에서는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은 최근 초소형 면적인 899가구 무순위 청약 물량을 모두 털어냈고, 강동 헤리티지 자이 역시 마찬가지다. 이밖에 이달 초 청약을 진행한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는 일반공급 경쟁률이 198.8대 1을 기록하고 75점짜리 통장이 나올 정도로 치열한 경합이 붙으면서 무난한 완판이 예고된 상태다.

경기권에서는 1순위 청약 미달이 쏟아졌던 경기 광명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 등이 선착순 계약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쯤 되자 가파르게 치솟던 미분양 주택수도 증가세가 둔화된 모습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가구수는 7만5359가구였는데, 3월 말 기준으로는 7만5438가구로 비슷한 수준 유지하고 있다.

다만 시장은 이처럼 예년보다 확실히 나아진 지표를 보여주고 있음에도 업계 관계자들은 당분간은 과거처럼 집값이 반등하기는 어려울 거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한국주택협회 정기총회 초청 강연에서 “미국과 국내 금리 수준과 전·월세 하락세를 보면 집값 하방 요인이 많다”며 “연말까지는 집값이 하향 안정화할 것이라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부동산114 관계자 역시 “규제 완화에 이어 공시가격 큰 폭 하락이 매도자에게 호재로 작용하면서 주택을 급히 처분할 유인이 줄었고, 일부 가격 바닥 인식이 있는 단지 및 지역을 중심으로 급매물 저가 거래로 반등이 성사되고 있지만 시장의 혼조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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