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합병, 글로벌시장 공략, 사업영역 확장 등 다양한 이유로 사명 변경 잇따라

지난해 12월 26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글로벌R&D센터에서 열린 '50주년 비전 선포식'에서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날 HD현대는 그룹의 공식명칭 변경을 선언했다. / 사진=HD현대중공업
지난해 12월 26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글로벌R&D센터에서 열린 '50주년 비전 선포식'에서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날 HD현대는 그룹의 공식명칭 변경을 선언했다. / 사진=HD현대중공업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기업들 사이 기존 사명을 버리고 새 이름으로 갈아타는 ‘사명변경’ 바람이 불고 있다. 이미지 제고부터 해외시장 공략까지 각사마다 이유도 다양하다. 

31일 SK㈜에 따르면 자회사 예스파워테크닉스는 전날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SK파워텍(SK powertech)’으로 사명을 변경키로 했다. SK파워텍은 SiC 전력반도체 설계∙제조 기업이다. SK㈜가 2021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약 1500억원을 투자해 인수했다.

이번 사명변경은 회사 인수 후 SK그룹의 일원임을 강조함과 동시에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사명변경과 관련, SK㈜는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나아가 사업 파트너와의 협상력 강화와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쌍용차가 KG모빌리티라는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된 배경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KG그룹은 쌍용차를 인수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빠르게 사명변경을 추진했다. 상당수의 KG계열사들과 같이 ‘KG’를 넣음과 동시에 ‘모빌리티’를 넣어 단순 자동차 제조사가 아닌 미래차 기술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화그룹과의 합병을 앞둔 대우조선해양은 ‘한화오션’이라는 이름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꼭 특정 그룹에 인수된 경우가 아니더라도 이미지 변신 및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오랫동안 써왔던 이름을 버리기도 한다. 롯데제과는 56년 간 소비자들에게 익숙하던 이름을 버리고 사명을 ‘롯데웰푸드’로 변경하기로 했다. 작년 7월 롯데푸드와 합병하며 ‘제과’라는 사명으로는 사업영역을 모두 포괄할 수 없게 됐다. 또 ‘웰푸드’라는 영어이름을 사용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보다 수월히 하겠다는 의지도 담았다.

포스코케미칼은 포스코퓨처엠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친환경 미래소재 부문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가운데 회사 정체성을 재정립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HD현대’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이에 따라 계열사들도 기존 이름 앞에 ‘HD’를 붙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의결권자문사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현대중공업 주총을 앞두고 CI 교체가 사용료 수취 부분에 있어 사측에 손해 되는 결정인데, 이를 찬성했다며 한영석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과 채준 교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재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8일 주총에서 HD현대중공업으로 사명변경을 확정했으며 한영석 대표를 사내이사로, 채준 교수를 사외이사로 각각 재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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