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주총서 조현민 사장 사내이사 선임 안건 의결···경영 일선서 물러난 지 5년 만
대한항공 등 항공 계열사 복귀 가능성은 미지수

조현민 한진 사장. / 사진=연합뉴스
조현민 한진 사장.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조원태 한진칼 회장의 동생 조현민 한진 사장이 사내이사로 23일 선임됐다. ‘물컵갑질’로 논란을 빚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지 5년 만이다.

한진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서 제 67기 주주총회를 열고 조현민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한진 측은 “조현민 사장이 이사회 일원으로 참여하여 한진의 ESG 경영 발전과 아시아 대표 물류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책임경영 및 신속하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조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은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평가다. 한진 주주구성을 보면 조원태 회장, 한진칼, 정석인하학원 등 안정적 우호지분을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 사장은 2018년 당시 대한항공 전무시절 한 광고대행사 직원들과의 회의 자리에서 대행사 팀장에게 물을 뿌렸다는 의혹으로 논란을 빚었다. 이후 특수폭행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당했고 경찰도 수사에 착수했다. 해당 논란은 조 사장이 사내이사를 맡고 있던 진에어까지 번져 면허취소 논란까지 겪기도 했다.

조 사장은 이후 한진그룹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는데, 이듬해인 2019년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복귀 후 처음으로 맡게 된 임무는 ‘한진그룹 사회공헌 활동 및 신사업 개발’이었다.

일각에선 그의 이른 복귀를 비판하기도 했지만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사후 조원태, 조현아, 조현민 세 남매가 경영권 상속 관련 합의점을 찾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다음해인 2020년엔 한진 마케팅 총괄 임원으로 선임됐다. 이와 더불어 항공·여행정보 제공업체인 토파스여행정보의 부사장도 함께 맡게 됐다.

조 사장의 행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같은 해 이뤄진 ‘2021 한진 임원인사’에서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마케팅 총괄임원으로 선임된 지 3개월 만이었다. 그리고 불과 1년 만인 작년 초 사장으로 승진했고, 올해 주총에서 사내이사 자리까지 오르게 됐다.

이처럼 거침없는 경영복귀 행보를 이어온 조 사장이지만 대한항공, 진에어 등 항공업계로 복귀해 본격 경영을 펼칠 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항공사업법 제9조 및 항공안전법 제10조에선 외국인이 국내 및 국제항공운송사업자의 등기임원을 맡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데, 조 사장은 과거 해당 조항과 관련해 논란을 겪은 바 있다.

다만 조 사장 입장에서도 항공계열로의 복귀에 굳이 나설 필요가 있냐는 분석도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오너가 형제 경영의 경우 자신의 영역을 확실히 맡아 전문성을 갖고 하는 것이 서로 충돌도 덜 되고 효율적"이라며 "항공 부문은 조원태 회장이 이끌고 조현민 사장은 물류 부문에 더 집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 이후 개최된 이사회에서 한진은 노삼석 사장을 대표이사로 재선임하고 손인옥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신규 선임했다. 또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ESG위원회 등 이사회 산하 4개 위원회도 이사별 전문 분야를 고려해 전원 사외 이사로 구성했다고 한진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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